작년 설이 최악의 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올해 설에 또 새로운 일이 터지는 바람에 아마도 올해가 최악의 설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인 일이라 더 말하긴 그렇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주는 건 음악, 그리고 영화. 

 얼마전 유튜브에서 조지 해리슨 추모 공연을 찾아 보고, 내친 김에 조지 해리슨 사후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만든 이 다큐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그 둘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던, 본인의 재능이 뒤늦게 피어나 작곡한 곡들이 쌓이는데, 두 명의 엄청난 천재 사이에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던... (사실 그래서 링고 스타가 제일 속편한 멤버라고 어느 영화에선가 본 거 같은데, 기억은 안나고. 500일의 썸머에서 썸머가 링고 스타 좋아한다고 했던 건 다른 건가....)

자유로운 영혼, 영적인 존재, 유머와 우정, 사랑 등등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모습이 한편으론 부럽고, 한편으론 그래서 더욱 아프게 다가오기도 했다.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는 링고 스타의 모습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다큐는 비틀즈 시절을 그린 1부와 해체 후 조지 해리슨의 활동을 담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2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에피소드 중 하나는 바로 에릭 클랩튼과의 일화 아닐까 싶다. 조지의 아내 패티에게 반한 에릭 클랩튼이 '레일라'를 작곡해서 들려주고 그 노래를 듣고 그에게 갈 수 밖에 없었다는 패티의 회상과 더불어 미묘하게 다른 에릭과 조지의 진술이 재미있다. 



영화는 그 외에도 갖가지 인물들과 일화들로 3시간이 넘는 시간 내내 흥미진진하다.

Something의 멜로디를 읊조리며 작곡을 하던 순간,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끝내고 곡 제목을 묻자 옆에 있던 박스에서 취급주의라는 말을 보고 'handle with care'라고 정했다거나, 조지가 죽은 후 모인 친구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서로 연결 고리가 없어서 난감해 했다는, 그러면서도 그들 사이의 공통점은 덩치 큰 아이들 같은 사람들이었다는 얘기, 말년에 암을 이겨내고, 집에 괴한이 침입해서 격투를 하면서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야 하나. 아냐, 이렇게 그냥 모든 걸 내려 놓아야 겠구나. 그동안 명상과 수련을 한 목적이 이런 거였잖아'하고 생각했다거나, 아들이 자기가 이 집안에서 할 수 있는 반항은 학교에 열심히 가는 거였다거나... 

물론 비틀즈나 음악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긴 시간일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영화를 다 보고 다시 조지 해리슨 추모 공연 영상을 보는데, 폴 매카트니가 옛날 얘기를 하면서 Something을 부를 때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George Harrison's friends, family, and bandmates unite for a tribute concert on the one-year anniversary of his death.

(다큐에 나온 많은 친구들과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 Eric Clapton & Ravi Shakar -- Intro / Itroduction [0:00]

2. Anoushka Shankar -- Your Eyes [6:30]

3. Jeff Lynne -- The Inner Light [15:14]

4. Anoushka Sankar & Ravi Shakar's Orchestra -- Arpan [18:19]

5. The Monty Python -- Sit On My Face [42:28]

6. The Monty Python -- The Lumberjack Song [45:12]

7. Jeff Lynne -- I Want To Tell You [49:15]

8. Eric Clapton -- If I Needed Someone [51:57]

9. Eric Clapton -- Old Brown Shoe [54:31]

10. Jeff Lynne -- Give Me Love [58:52]

11. Eric Clapton -- Beware Of Darkness [1:01:55]

12. Joe Brown -- Here Comes The Sun [1:06:06]

13. Joe Brown -- That's The Way It Goes [1:09:21]

14. Jools Holland and Sam Brown -- Horse To The Water [1:13:22]

15. Tom Petty and The Heartbreakers -- Taxman [1:19:19]

16. Tom Petty and The Heartbreakers -- I Need You [1:2242]

17. Tom Petty and The Heartbreakers -- Handle With Care[1:26:05]

18. Eric Clapton & Billy Preston -- Isn't It A Pity [1:29:51]

19. Ringo Starr -- Photograph [1:37:24]

20. Ringo Starr -- Honey Don't [1:41:28]

21. Paul McCartney -- For You Blue [1:45:00]

22. Paul McCartney -- Something [1:48:12]

23. Paul McCartney -- All Things Must Pass [1:52:48]

24. Eric Clapton --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1:56:41]

25. Billy Preston -- My Sweet Lord [2:02:55]

26. Jeff Lynne & George's Band -- Wah-Wah [2:08:12]

27. Joe Brown -- I'll See You In My Dreams [2:15:13]


결국 집에 있는 비틀즈 CD들을 다 찾아 듣고, 오늘은 대림 미술관에 갔다. 

폴 매카트니의 아내,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을 보러. 


거기서 발견한 행복했던 시절의 비틀즈 멤버들의 모습. 


그리고 조지 해리슨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튼이 찍은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


"When you've seen beyond yourself, then you may find, peace of mind is waiting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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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eorge Harrison - All Things Must Pass
    from 한씨네 서재 2015-04-17 14:25 
    Sunrise doesn't last all morning,a cloudburst doesn't last all day.Seems my love is upand has left you with no warning.It's not always going to be this grey.All things must pass,all things must pass away.Sunset doesn't last all evening,a mind can blow tho
 
 
2015-02-23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23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