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집단에서의 불행한 과거사를 지닌 보컬리스트 크리스토퍼 오웬(Christopher Owens)과 상사가 너바나(Nirvana)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회사를 때려 친 프로듀서 쳇 화이트(Chat JR White)의 오묘한 만남. 이들은 간이식당 어스름한 형광등 불빛 아래서 일하고 취하기를 반복하며 2년에 걸쳐 1집 을 써 내렸고 이 앨범은 어쩌다 보니 빌보드 상위권에 랭크되고 올해의 앨범으로 간택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다.

곧 이 홈리스들은 전세계 투어 길에도 오르게 된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월드투어의 세 번째 공연에서 그들은 곧 새로운 EP를 내놓을 것이라 말했다. 우리의 음악을 함께 들어주어 고맙다는 덧붙임과 함께. Broken Dreams Club 은 팬을 비롯해, 그들을 응원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정앨범이기도 하다. (크레딧에는 모든 팬과 조력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소녀들'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다 큰 남성 듀오는 곡의 소스를 제공하는 1인과 그것을 가공하는 1인으로 꽉 차게 돌아가는 분업 체제이다. 그 중에서도 원 소스 제공자인 크리스토퍼 오웬스(Christopher Owens)의 존재감은 그가 살아온 길지 않은 인생의 족적이 거의 스캔들에 가까운 남다른 경험의 연속이었던 지라 유독 두드러졌다. 이제는 상당히 알려진 얘기지만, 그는 "신의 아이들"이라는 몹시 폐쇄적이고 수상쩍은 유사 종교적 컬트 집단에서 청소년기까지를 보내다 십대 때 그곳을 탈출했고, 텍사스에서 펑크에 한참 심취했다가 어느 부유한 석유 부호의 비서 겸 예술지망생으로 몇 년간 일했고, 그러다 샌프란시스코로 와서 음악과 약을 하다가 지금의 파트너 쳇 JR 화이트(Chet JR. White)를 만나 걸스를 결성하고 지금에 이른다. 이렇게 요약해놓고만 봐도 서른 몇 해 인생으로는 꽤나 굴곡진 편인데, 조금 더 깊게 들어가보면 인간극장 다큐드라마를 제작해도 시즌 3정도까지는 만들 수 있을 만큼 그 전환의 면면이 극적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도 절대 입에 올리고 싶어하지 않는 종교집단 시절의 일부 기억들과 스스로 거의 매번 솔직하게 입에 올리는 자신의 약물 경험 및 양성애적 태도는 공히 걸스의 음악을 듣는데 있어 충실한 액세서리 역할을 해왔다 본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무슨 곱상한 이름에 안 어울리는 신파 드라마 같은 사연을 가진 그룹인지...

하지만 그들의 노래도 그들의 말도 참 예사롭지 않다.

 

 

...

So many people live and die
And never even question why
All of their dreams are gone
How can they carry on?

I would like some peace of mind
I've got such a heavy heart
And you were broken down
Before you had a chance to start

And I just don't understand
How the world keeps going no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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