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도 잘 안 뜨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는 당연히 안 되고 심지어 인터넷도 툭하면 끊기는 북경에서 보낸 3주의 출장 기간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알라딘도 안 됐으면 참으로 답답한 시간이었을 듯.  

오전의 마지막 보고를 끝으로 지금은 맘 편히 정리 중. 이번 출장은 'Up in the Air'의 조지 클루니처럼 악랄한 역할은 아니었지만, 사람을 정리하는 문제나 실적 1~2억을 올리는 문제를 너무 쉽게 얘기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스스로 매일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도 처음 예상보다는 많이 긍정적인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 다만 반대로 서울에 돌아가서 너무 물러 터진 결론 아니냐는 질책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긴 하다.  

 매일 일이 늦게 끝나서 첫 주말에 간 자금성 말고는 제대로 관광도 못했지만, 일 끝나고 호텔로 와서 한두 시간 온전히 나만을 위해서 보낼 수 있었던 건 3주간의 큰 수확.  노트북에 담아 두고 언젠간 보겠지 했던 많은 영화들과 드라마들을 보고...

                                     

단순하게도 중국에 간다는 이유만으로 집어 들고 온 신영복 선생의 '강의'는 다 읽진 못했지만 출장만 아니었다면 밤새 읽을 기세였을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했다. 나이를 먹은 건지 이제 슬슬 동양 고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천천히 읽기 시작할 시기가 온 것 같은데, 일단은 집에 있는 책들부터 처리한 후에 차근차근 읽어야지.  

  

 마지막으로 직지 프로젝트에서 다운받은 동서 SF시리즈 '멜랑콜리의 묘약'. 작은 핸드폰 화면으로 봐야해서 오래 볼 수는 없었지만 자투리 시간에 한 편씩 보다보니 3주만에 다 보게 되었다는... 약간 허무하고 아무 내용도 없는 것 같은 단편들이면서도 묘하게 매력이 있어서 연이어 읽게 된다. 이어서 읽고 있는 '미래 세계에서 온 사나이'는 이런 허무 개그(?)의 측면이 좀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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