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Director. 광고계와 패션계에서 주로 쓰이는 말. 광고회사는 크게 기획과 제작, 미디어 부문으로 나뉘고 제작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보통 Creative라 부른다. 줄여서 CR이라고도 하고. Planning을 하는 사람들은 Planner라 하면서 제작을 담당하는 사람은 그냥 Creative라고 부르는 건, 모델을 Beauty라고 부르고 자선사업가를 Good 이라고 부르는 셈. 어색하긴 하지만 자부심의 표현일 수도 있겠다.   

 광고의 기본은 창의성, 그 창의성을 바탕으로 공감과 소통을 하는 게 광고. 그리고 창의성의 원천은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인문학적 소양 혹은 인문학이란 사람과의 소통, 인간에 대한 관심, 사람 읽기, 시대 읽기 등등등.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원동력으로 말한 Liberal Arts, Humanities와 비슷하지만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Humanities에 더 가까울 듯. 

광고를 '잘 말해진 진실' 이라고 정의하는 그에게 '사람을 향합니다'와 '진심이 짓습니다'는 그의 광고의 지향점이자 모토라고도 할 수 있겠다. 모두들 잘 아는 SKT와 대림 이편한세상의 광고는 어쩌면 그의 광고 세계의 정점, 그가 광고와 관련해서 혹은 창의성과 관련해서 말하는 모든 것을 드러낸 최고의, 그래서 최후의 작품일 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위 두 광고를 넘어서는 광고가 나오기 어려운, 즉 박웅현 식의 광고가 계속 나오기 이유는 우리나라 비지니스 세계가 아무리 '사람'을 향하고 '진심'으로 '잘' 말하고 싶어도 더이상 말할 '진실'이 없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실체 없는 진실을 자본의 입을 빌어서 말하는 건, 사람을 향한 것도, 진심도 아닌 그저 '잘 말해진 거짓말'이니까. 허긴 사정은 미국도 마찬가지. 광고계의 기린아인 크리스틴 포터 앤 보거스키의 보거스키도 광고계를 떠나서 소비자 운동을 벌이고 있으니까. 브랜드의 파워를 만드는 건 기업과 자본의 힘이 아니라 소비자라면서, 소비자 공동의 브랜드를 만들자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  

그래서 이 뛰어나고 고집 센 Creative Director가 광고주들과 툭하면 싸우고, 광고 제작 보다는 강연과 교육에 더 힘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말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더 많은 사연들은 있겠지만서도.... 우울한 광고계의 앞날 아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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