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에 관한 많은 인용구와 소스를 얻은 책.
와온바다. 와온바다는 작가 곽재구가 청춘 시절 꿈꾸던 시의 풍경이 남아 있는 순천 해룡면 와온마을의 바다를 말한다. 음력 이월부터 오월 사이 만월의 이곳 바다엔 시거리라고 불리는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는데, 달빛이 수북수북 바다 위에 쏟아지고 바람은 고요하여 먼 섬 마을의불빛들이 자장가 가락처럼 아늑할 때 바다의 물빛이 푸른빛으로 빛난다는 것.
작비재라는 당호. 각금시이작비(覺今是而昨非). 지난 시절 그릇됐다 생각했던 것이 이제 옳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두보의 시에서 인용한 문구.
차를 덖는다는 것. 일본은 찌고, 중국은 발효시키고, 우리는 덖는다. 그러면 우리 다인들은 왜 쉬운 방법을 버리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며 덖어내고 있는 걸까. 덖음차는 찻잎이 싱싱해야 한다. 그리고 손이 많이 간다. 우리 어머니께서 온갖 양념으로 손끝에서 맛을 내는 것처럼, 그렇게 해서 만든 우리 차는 맛과 색과 향을 갖춘다. 맛은 그윽하고, 색은 맑고 깊으며, 향은 은은하다. 발효차를 만들 수 있어도 구태여 덖음차를 만드는 까닭이다.
매화가 피면 한 번 모인다. 복사꽃이 피면 한 번 모인다. 난초꽃이 피면 한 번 모인다. 첫 국화꽃이 피면 한 번 모인다. 첫눈이 내리면 한 번 모인다.
다산 정약용이 전남 영암에서 귀양살이를 할 적에 주변의 선비들을 모아 '죽란시사'라는 시동인회를 만들고, 모임의 시기를 규약으로 정한 내용이다. 계절에 따라 꽃 필 때를 맞춰 그동안의 회포를 풀고 시를 읊고 차를 마시는 모임이었다. 차 한잔을 마시는 것이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꽃을 보며 시를 읊는 것이 음풍농월만이 아닌 삶 속의 멋, 맛, 미를 공유하면서 인생과 학문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는 일이 아니가.
삼정헌(三鼎軒). 팔당댐의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수종사에 있는 별채 다실. 다성 초의선사,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가 즐겨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곳. 초의선사는 자신이 심고 거둔 햇차를 귀양살이하던 다산과 추사에게 보내주었고, 다산과 추사는 고마움을 편지로 보내며 우정을 쌓아갔다.
임어당은 '차나무는 하늘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이라며 극찬했고, 우리나라 신라 대 설총은 왕이 정치를 잘하기를 바라는 내용의 상소문을 '화왕계'라는 세 가지 꽃으로 비유하여 올렸다. 차와 술을 마시고 바른 정치를 하라는 내용이다. 한재 이목은 차를 두고 '다섯 가지 공과 여섯 가지 덕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살청. 싱싱할 때 덖되 300도 이상 되는 솥에서 찻잎이 타지 않고 자기 몸에서 나오는 열로 인해서 익혀져야 하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 유념(비비기). 다 덖어진 찻잎은 솥에서 꺼내서 빨리 식혀 비비기 과정에 들어감. 해괴(털기). 다 비벼진 차를 덩어리가 하나도 없이 털어서 말림. 잘 마른 찻잎을 다시 솥에 넣고 은근한 불에 오랫동안 열처리로 맛내기 마무리.
다선일미(茶禪一味). 차 마시기와 참선의 깨달음이 같다는 사상. 즉 차를 끓여 마시는 과정과 차를 마시고 명상을 통해 삼매에 들어가 자기의 본성을 깨닫는 것이 통한다는 말.
차나무의 뿌리. 차나무의 뿌리는 땅 위로 올라온 나무 키의 세 배 정도가 될 정도로 땅속 깊숙이 뻗어나간다. 또한 수직으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땅속 깊은 곳의 수분과 무기질을 흡수한다. 옛 선인들은 혼인할 때 차를 가지고 가서 정성스레 차를 내어 사당에 올렸다. 이는 단순히 차를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차나무가 지니고 있는 성정을 받을겠다는 의미. 즉 차나무의 늘 푸른 잎처럼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을 가질 것이며,뿌리가 곧게 내리기 때문에 옮겨 심으면 곧잘 죽어버리므로 옮겨 심지 않는 차나무처럼 그 집에 뿌리를 내릴 것을 약소하는 의미. 이 같은 차의 성품을 선비의 꼿꼿한 기개로 비유하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