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화]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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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만화 - 그림쟁이 박재동이 사랑한, 세상의 모든 것들
박재동 글.그림 / 열림원 / 2008년 1월
평점 :
박재동. 아니 박재동 선생 혹은 화백이라고 부르는 게 낫겠다.
글 쓰는 사람은 그냥 이름을 불러도 되지만,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는 선생 혹은 화백이라는 호칭을 붙여야 할 것만 같다. 더군다나 철없는 고등학교, 대학시절, 한 컷의 만화로 세상을 보여 준 박재동 선생 아닌가. 그의 그림은 한 줄, 한 장 아니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것들을 조그마한 네모 칸 안에서 보여주는, 그림의 힘을 알게 해 주었다.
그 박재동 선생이 그린 이 '인생만화'라는 책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선생 자신, 선생이 잘 아는 가족, 친지, 친구, 선후배부터 주변의 식당 아주머니, 동네 할머니, 길 가다 혹은 지하철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까지 그의 눈길과 마음을 잡은 수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모두 그의 그림과 글 속에서 그들의 모습,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내며 하나같이 주인공이 된다. 꽃이 된다.
선생의 눈에는 조그만 벌레, 나무, 꽃도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 그 삼라만상을 바라 보고 그려내고 그래서 그 그림 속에서 주인공으로 피워내는 행복한 천형 때문에, 그는 천년을 살아야 한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래, 꼭 그래야만 한다.
'그리다'의 의미에는
1 연필, 붓 따위로 어떤 사물의 모양을 그와 닮게 선이나 색으로 나타내다.
2 생각, 현상 따위를 말이나 글, 음악 등으로 나타내다...
등등의 의미도 있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생각하다.
라는 의미도 있다. 선생이 그리는 세상이란 단순히 모양이나 생각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바로 이렇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생각하는 세상이 아닐까.
...이런 책은 두고두고 천천히 읽어야 한다며, 애써 넘어가는 책장을 참고 붙들고 여러 날을 읽었다. 90여 장의 그림과 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코스모스'다. 야근을 끝내고 집에 가는 전철에서 '우리 아들 그림 솜씨 차암 좋다...'고 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코스모스를 든 소녀를 '제가 사는 곳에 어머니의 어렸을 때 같은 모습'으로 그려 드린 그림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 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선생의 눈과 손과 그 마음이 너무도 부러울 뿐이었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