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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박스 세트 - 전2권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몰입도 90%
한국형 팩션의 시대를 열었다 할 수 있는 작가의 다음 작품. 무릇 팩션이란 누구나 알고는 있돼, 제대로는 알지 못하는 몇 줄 안되는 사실을 기초로 하여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 시대에 인물을 채워 넣는 이야기. 시대, 인물, 사건 등등 무엇을 가지고 어디까지 어떻게 채워 넣는가 하는 것은 작가의 선택의 문제이며 역량의 문제일 터.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전작에서부터 보여준 것과 같이 일단 그 소재를 찾아내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의무 교육을 마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보았을 훈민정음과 신윤복, 김홍도의 풍속화에서 미처 헤아리지 못한 인물들의 시련과 아픔을 그려내고,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을 이끌어 내니 말이다.
실은 1권을 읽으면서는 이야기의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고, 한쪽으로 빠지면 그쪽으로만 새나가는 흐름에 약간 짜증도 나고, 기본적인 설정 및 문제의식에서 '내 이름은 빨강'의 분위기가 너무 강하게 풍기는 바람에 지레 김을 빼기도 했지만, 2권에서는 약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막 나가는(?) 작가의 상상력을 따라 잡기 급급했다고 실토해야 겠다.
권위의 시대를 지나 풍속의 시대를 살다 간 김홍도, 신윤복의 그림들을 이렇게 잘 엮어 내어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그 안에서 그 많은 반전을 펼쳐 낸 것만으로도, 그리고 무엇보다 그저 미술책에서 봤던 그림이라고 자세히 보지 않았던 좋은 우리 그림을 자세히 바라보게 된 것만으로도 책을 읽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