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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미스터 빈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몰입도 90%
분량도 길지 않고, 쉽게 읽히기도 하고, 재미까지 있는 소설.
사회주의 중국에서 벌어지는 돈키호테 같은 주인공의 인생역전 과정을 보여주며, 중국의 문제 뿐만 아니라 인정받고 싶어하는 한 인간의 욕망을 잘 보여준다.
사원아파트 추첨에 떨어진 뒤 관리자들에 불만을 품고 신문사에 풍자화를 보낸 샤오 빈. 심기가 불편해진 상사와 동료들의 구박에 반발하여 빈은 더 높은 관리자들에게 편지를 쓰지만 돌아오는 것은 조롱과 멸시뿐. 이제 아파트가 문제가 아니라 서화와 전각에 능한 자신을 멸시하는 답답한 사회주의와 사리사욕에 눈이 먼 관료들에 대한 저항과 피억압자들의 연대, 그와 더불어 더 큰 물에서 놀고 싶은 개인의 가치 실현의 욕망이 어우러져 일대 소동극이 벌어진다.
자본주의의 핵심인 집에 대한 욕구에서 시작해, 관료주의를 넘어, 개인들의 연대와 자아 실현이라는 주제로까지 이어지는 소설은 근대 중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며,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 미스터 빈은 중국판 돈키호테라 불러도 무방할 듯 하다. 다분히 영국 코미디 미스터 빈을 의식한 책 제목은 엄청난 집착과 그러면서도 끝까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야 만다는 점에서 원조 미스터 빈에 전혀 뒤지 않으며, 시종일관 담담한 문체로 코믹한 상황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훌륭한 풍자극이라 하겠다. 물론 원제인 'In the pond'가 더 큰 물에서 놀고 싶은 주인공의 처지와 욕망을 더 잘 드러내 주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