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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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한 책 소개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발견했다.

침대로 끌어들일 수 있다, 시간을 헷갈리게 만든다, 서로에 대해 불행한 애정을 품고 있다, 많은 후손을 만든다. 이것은 바로 산문집 《일방통행로》에서 발터 벤야민이 이야기했던 ‘책과 매춘부의 공통점’이다.

침대가 아닌 서재에서, 엄청난 책과 함께 글을 쓰며 산다는 점에서는 약간 다르지만, 마침 이 책을 다 읽어가 무렵에 이 문장을 발견하고는, 다치바나야말로 '이상 지적욕구 항진'에 걸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것, 그것도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읽기 위해 직장도 때려 치우고, 인류의 지적 총체의 최첨단을 걷고 싶은 욕망, 저자가 만들어내고 독자가 반응하는 소우주에서 극한의 쾌감을 얻고 사는 저자야말로 이 병에 단단히 걸린 사람이다.

현실을 넘어서지 못하는 작가들의 빈곤한 상상력 때문에 문학을 읽지 않고, 픽션에서 논픽션으로 전향(?)했다고 하는 저자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제시하는 14가지나 되는 독서론과 그가 구축한 서고, 고양이 빌딩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일본어에 이런 말이 있다. '極める'. '끝까지 가다, 극한에 이르다'라는 의미인데 특정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극한까지 밀어부치는 일본인의 특징을 나타내 주는 말이라 할 수 있겠다. 다치바나야 말로 이 말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목적으로서의 독서와 수단으로서의 독서, 음악적 책 읽기와 회화적 책읽기 등 저자 나름의 분류도 재미 있지만, 서점의 판매대가 한 나라의 문화, 사회 현상을 전달하는 최고의 매체라는 저자의 주장에는 새삼 현재의 우리 서점 판매대의 모습이 부끄러워 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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