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광인 - 상 - 백탑파白塔派, 그 세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3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몰입도 85%

백탑파 시리즈 중 세번째 책. 시리즈 중 가장 마직막에 나온 책인데 가장 먼저 읽게 되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열하일기에 미친 일명 '열하광인'들과 문체반정을 중심으로 한 임금과의 갈등, 그들을 해하려는 보이지 않는 음모가 뒤섞인 소설.

일단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역시 금서를 배경으로 한 '장미의 이름'.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과 변화, 지정학적 특징 등이 얽혀있다는 점에서 '내 이름은 빨강'이 떠오른다.

하지만, 팩션으로서 열하일기와 열하의 가르침을 따라 새 시대를 열려 하는 열하광인들의 충정과 그들을 품으면서도 견제하는 군왕의 모습은 일면 평면적이고, 그들의 충정이라는 것이 결국 임금의 손아귀(?)에서 놀아난다는 느낌이 드는 점이 안타깝다. 특히나 계속되는 살인과 진범에 대한 추적과 해결이라는 형식적 측면에서는 너무나 허술한 점이 아쉽다. 앞서 언급한 '장미의 이름'과 비교하면 주인공의 역량이나 추리 소설적 재미에서 부족하고, '내 이름은 빨강'과 비교하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금, 여기'에 대한 주인공들의 더 치열하고 적극적인 고민과 그것을 대놓고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느끼게 하는 작가의 의뭉스러움이 모자란 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백학파의 면면이나, 열하일기, 그리고 그 당시의 시대상을 면밀히 연구하여 풀어낸 묘사와 언어 등은 작가가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변방일수록 더욱더 정통과 규범을 내세운다고 했던가. 어쩌면 우리만의 중흥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역사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혁신'이라는 기치를 반성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작가의 말, '군왕은 결국 군왕의 편'이라는 소설 속의 말 등이 정조가 유행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분위기 속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