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역의 달은 서쪽으로 흘러간다 - 세계문화예술기행 2
김영현 지음 / 학고재 / 1996년 11월
평점 :
품절


참 옛날 책이다.

작은 판형에 종이에서도 오래 된 책냄새가 난다. 요즘 나오는 여행책들에서 느껴지는 기름기와 자기 자랑, 마구 찍어 댄 엽서같은 사진들이 아니라, 힘들게 여행하고, 깊은 숨을 마시며 스스로를 성찰하고, 적절한 호흡으로 풍경을 보여준다.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하고 천천히 읽으면서 작가가 10년 전에 고생하며 몸으로 걸어간 길들이 느껴지는 듯했다. 타 본 사람은 안다. 시골길을 10여 시간씩, 길의 요철을 온몸으로 느끼며 달리는 사람의 몸과 마음이 얼마나 건조해 지는지. 지금은 아마도 잘 포장된 길에, 관광 버스가 더 많이 더 빨리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으리라.

가지 않은 길들은 모두 아름답다. 더욱이 이름만 들어도 왠지 가슴이 설레는 실크로드 아니던가. 오래 전, 사막 언저리, 실크로드 언저리에서 끝난 몽고 방문에서 돌아오면서, 언젠간 나도 실크로드와 차마고도를 순례자 같은 마음으로 천천히 걸을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 물었더랬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 주는 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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