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의 유령 일공일삼 43
마거릿 마이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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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니의 유령1982년 영국 카네기 상을 받은 작품이다. 마거릿 마이는 체인지오버 The Changeover으로 1984년 카네기 상을 또 받았고 2006년 안데르센 상 수상했다. 고국 뉴질랜드로부터는 어린이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문화 훈장까지 수상한 세계적인 동화작가다.

바니는 타비사, 트로이 누나와 임신한 새엄마, 아빠와 살고 있다. 이미 돌아가신 엄마 쪽 할아버지들 중 한 분인 바너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바니에게 이상한 일이 생긴다. 어린 시절 죽은 줄 알았던 외할아버지 5형제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난 콜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힘들어 하는 바비를 위해 누나 타비사가 소아과로 일하고 있는 다른 외할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고 진짜 콜할아버지가 등장하면서 외갓집의 비밀과 누나, 트로이가 숨기고 있던 일들이 밝혀진다.

콜할아버지는 증조할머니가 정한 엄격한 틀에서 가출을 함으로써 벗어난다. 막내아들의 능력을 인정하기 어려웠던 증조할머니는 죽은 자식으로 치부해 버린다. 너무나 독특한 아이()와 엄마(증조할머니)의 갈등은 다른 아이들(외할아버지들)을 더욱 얌전하게 만들었다. 어른이 직접 지적하거나 억압하지 않아도 불안한 환경 속에서 아이는 자신을 버리고 어른의 요구를 따르게 된다. 자신을 지킬 힘이나 자존감을 형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바니의 엄마 도브도 결혼해서 증조할머니의 틀을 벗어난다. “판에서 튕겨나갔다라고 표현한다. 판에서 튕겨 나갈 수 있는 아이가 있긴 하지만 소수만이 가능하다. 증조할머니는 어린 시절 질투심에 자신에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재능을 악용한 경험이 있다. 놀란 증조할머니는 죄책감에 자신의 능력을 철저히 부정하며 내면으로 가라앉히고 억압한다. 부정은 자신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자식들이 갖고 있는 재능까지 없애려한다.

어른(부모)이 가진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지 않을 경우 증조할머니처럼 아이에게 고스란히 대물림 되거나 억압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들이 가진 독특한 개성이 무엇이든 인정해 주고 격려해 줘야 하지만 어른의 취향이나 기준에 맞지 않을 때 부정당하고 무시된다. 더 나아가 거세당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가진 재능은 마법일 수도, 능력일 수도, 독특함 일수도 있다. 그 자체로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사랑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사랑을 불안한 아이에게는 안정을 줘야 한다. 바니가 심장이 약해 돌아가신 엄마 때문에 새엄마도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 하지만 부모는 눈치 채지 못한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바니보다 더 독특한 능력이 있는 트로이누나만이 알아준다.

위로와 인정을 부모가 미처 다 해 주지 못해도 형제자매가 해 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개성강한 아이들의 생각과 내면을 꼼꼼히 알아봐 주는 어른이 필요하다. 마거릿 마이는 마법이라는 장치를 통해 각각의 아이가 가진 개성을 잘 보여준다. 개성 강한 3남매의 모습을 통해 자유분방한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증조할머니처럼 자신을 숨기고, 콜할아버지처럼 자신의 삶에 빠져 타인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아이보다 미숙한 어른이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어른이라고 해서 이미 성장한 것이 아니라 자라지 못한 내면의 아이가 계속 자라야 한다. 동화는 바니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내면이 덜 자란 증조할머니와 콜 할아버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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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비룡소 클래식 21
루머 고든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조안나 자미에슨.캐롤 바커 그림 / 비룡소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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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 고든이라는 작가와 그녀 작품은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설가, 동화작가, 극작가, 시인으로서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라는 평을 받는다. 말년에 대영제국훈장을 받을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인형의 집에는 그녀의 작품 인형의 집」 「부엌의 성모상두 편이 들어있다.

작가는 인형의 집에 사는 인형 가족을 통해 자신을 지탱하는 근원적인 자신감,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화려하고 예뻐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마치 페인은 진정한 아름다움,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유산으로 물려받은 100년도 더 된 인형의 집이 에밀리와 샬럿에게 우편으로 배달되면서 신발상자에 사는 플랜태저넷 씨 가족에게도 큰 변화가 생긴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플랜태저넷씨가 아빠, 폭죽에 붙어 있던 셀룰로이드로 만들어졌고 망가져서 흔들면 머리에서 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나는 버디가 엄마, 작지만 100년 전에 만들어진 나무 인형 토티와 장난꾸러기 애플, 그리고 강아지 다너가 함께 산다.

에밀리와 샬럿이 자선 전시회에 토티를 보내 전시장에서 오래전에 헤어진 마치 페인을 만나게 된다. 인형의 집과 함께 오지 못하고 수리를 위해 세탁소에 맡겨 두었던 마치 페인이 전시장에 왔다. 아이들과 노는 것을 싫어하고 전시장에 놓여 많은 사람이 지켜봐 주기만을 바라는 마치 페인이 인형의 집에 오면서 긴장감이 돌기 시작한다.

토티는 어깨 폭이 2cm 밖에 되지 않는 나무 인형이다. 가끔씩 봄과 여름이면 나무속을 흐르며 싹을 틔우고 잎을 피워 내던 수액과 한겨울 거센 눈보라와 바람에도 꿋꿋이 서 있던 나무의 힘을 떠올린다.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큰 자부심과 당당함을 갖게 한다. 전시장에 있는 크고 화려한 인형들이 무시해도 기죽지 않고 자신감이 넘친다. 아빠 플랜태저넷씨보다 어른스러운 딸 토티다. 인형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바라는 것 뿐이라는 것을 알고 인형가족이 원하는 것을 조바심 내지 말고 간절히 기도하라고 독려한다. 샬럿과 에밀리 가족에게 전달 될 수 있도록 간절히 바란다. 인형 뿐 아니라 힘과 결정권이 없는 사람도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준다.

말을 하지 않고 생명이 없는 인형조차도 계절이 바뀌는 것을 인간이 느끼는 것과 똑같이 알고, 아프고 슬프고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려준다. 항상 언니, 샬럿이 하는 대로 따라하던 에밀리가 인형의 집을 청소하고 꾸미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움직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훨씬 지혜로워지고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이루어낸 일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준다.

인형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하여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인형과 소통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주변에 뒹굴고 있는 인형이 어떤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는지 의문이 저절로 생긴다. “인형아, 넌 뭘 간절히 바라고 있니?” 이름도 지어주지 않은 인형에게 이름도 주고 싶어진다. 인형을 갖고 노는 아이들에게 차근히 읽어주면 좋을 책이다. 이미 글을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은 자신의 갖고 놀던 인형을 다시금 찾아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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