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변화시키는 음악과 문학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행복한 청소부
모니카 페트 지음, 김경연 옮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 풀빛 / 2003년 12월

삶을 변화시키는 음악과 문학

독일에서 여러 동화,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모니카 페트의 작품이다. 2000년 그림책으로 출간 되어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행복한 청소부>와 작가의 다른 그림책<생각을 모으는 사람> <바다로 간 화가>를 묶어서 나온 단행본이다. 청소부 아저씨가 음악, 문학을 알아가는 과정, 새로 찾은 즐거움을 담고 있다. 직접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싶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그렸다.

독일에 몇 년 째 작곡가와 음악가의 거리 표지판을 닦는 청소국에서 최고라는 칭찬을 받을 만큼 성실한 청소부아저씨가 있다. 어느 날 여자 아이가 글씨가 틀렸다고 지적하면서 자신이 닦고 있는 표지판 이름의 작곡가, 작가에 대해서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할 일이 생긴다. 새롭고 놀라운 예술의 세계로 들어간다. 신문에서 음악회 일정을 찾아보고 직접 음악회에 가본다. 작곡가의 음악을 온 몸으로 느끼고 음악을 휘파람으로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까지 이른다. 그 다음에는 작가의 책을 읽기 시작한다. 청소를 하면서 좋은 구절을 읊조린다. 아저씨는 자신에게 음악과 문학에 대한 강연을 했다. 그러는 동안 사다리 밑에서 많은 사람이 아저씨의 이야기, 음악을 듣고 있었지만 아저씨는 눈치 채지 못했다. 이제는 작곡가와 작가에 대해서 학자들이 쓴 책을 찾아 읽어보기로 한다. 우연히 지나가면서 듣던 사람들이 집중해서 듣게 되고 아저씨가 자리를 이동할 때 따라다니면서까지 강연을 듣는다. 점점 유명해진 아저씨는 신문에 기사가 실리고 대학에서 강연 요청까지 받게 된다. 아저씨가 강연 요청을 받아들일지 어떨지 궁금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알기 위해서 바로 음악회를 보러가고 책을 읽기 시작하는 청소부 아저씨의 성실함이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음악, 문학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을 느끼며 행복해 하는 아저씨의 표정이 해맑다. 음악을 듣는 것도 행복하지만 휘파람으로 곡을 따라 부를 때 더 큰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의 책 속에도 음악에서 발견한 비슷한 비밀을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아하! 말은 글로 쓰인 음악이구나, 아니면 음악이 그냥 말로 표현되지 않은 소리의 울림이거나.”

음악과 문학이 아저씨 삶에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변화가 생생하게 보인다. 행복과 즐거움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자신에게 강연하던 것들이 타인의 눈길과 관심을 끌게 된다. 행복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아저씨의 변화는 청소하는 사람과 시와 음악을 아는 사람은 별개라는 사람의 고정관념까지 깨뜨리는 일까지 한다. 음악과 시는 감동을 주고 감동은 행복을 느끼게 한다. 행복과 즐거움은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변화의 과정을 실감나고 잔잔하게 그려 감동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 아저씨를 따라하면 똑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과정 ,알아서 생기는 변화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것을 작가는 빠트리지 않고 알려 준다. “시간이 흘러, 아저씨는 꽤 나이를 먹었다.”

작가는 독일의 청소부와 우리나라의 청소부가 다른 환경에서 일을 하고 다른 시선을 받는다 해도 예술(음악, 문학)을 느끼는 감성은 같을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예술이 주는 행복은 나라가 다르고 환경이 달라도 같다.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거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뒤 사람은 변화한다. 몰랐던 어제의 청소부와 새로 알게 된 오늘의 청소부 결코 같은 인물이 아니다.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려 본 경험을 해 본 사람의 눈에 비친 세상은 분명 음악을 듣기 전과 달라진다.

“참 안타까운 일이야. 좀 더 일찍 책을 읽을 걸 그랬어.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놓친 건 아니야.”

음악, 시가 어렵기만 하고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른, 새로운 즐거움과 행복을 찾고 있는 어른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모르고 지내는 안타까움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삶의 즐거움, 알아가는 것의 가치를 새삼 생각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그림책은 어린이가 읽는 책이라는 편견을 깨준다.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주는 즐거움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