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비룡소 클래식 21
루머 고든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조안나 자미에슨.캐롤 바커 그림 / 비룡소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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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 고든이라는 작가와 그녀 작품은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설가, 동화작가, 극작가, 시인으로서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라는 평을 받는다. 말년에 대영제국훈장을 받을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인형의 집에는 그녀의 작품 인형의 집」 「부엌의 성모상두 편이 들어있다.

작가는 인형의 집에 사는 인형 가족을 통해 자신을 지탱하는 근원적인 자신감,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화려하고 예뻐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마치 페인은 진정한 아름다움,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유산으로 물려받은 100년도 더 된 인형의 집이 에밀리와 샬럿에게 우편으로 배달되면서 신발상자에 사는 플랜태저넷 씨 가족에게도 큰 변화가 생긴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플랜태저넷씨가 아빠, 폭죽에 붙어 있던 셀룰로이드로 만들어졌고 망가져서 흔들면 머리에서 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나는 버디가 엄마, 작지만 100년 전에 만들어진 나무 인형 토티와 장난꾸러기 애플, 그리고 강아지 다너가 함께 산다.

에밀리와 샬럿이 자선 전시회에 토티를 보내 전시장에서 오래전에 헤어진 마치 페인을 만나게 된다. 인형의 집과 함께 오지 못하고 수리를 위해 세탁소에 맡겨 두었던 마치 페인이 전시장에 왔다. 아이들과 노는 것을 싫어하고 전시장에 놓여 많은 사람이 지켜봐 주기만을 바라는 마치 페인이 인형의 집에 오면서 긴장감이 돌기 시작한다.

토티는 어깨 폭이 2cm 밖에 되지 않는 나무 인형이다. 가끔씩 봄과 여름이면 나무속을 흐르며 싹을 틔우고 잎을 피워 내던 수액과 한겨울 거센 눈보라와 바람에도 꿋꿋이 서 있던 나무의 힘을 떠올린다.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큰 자부심과 당당함을 갖게 한다. 전시장에 있는 크고 화려한 인형들이 무시해도 기죽지 않고 자신감이 넘친다. 아빠 플랜태저넷씨보다 어른스러운 딸 토티다. 인형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바라는 것 뿐이라는 것을 알고 인형가족이 원하는 것을 조바심 내지 말고 간절히 기도하라고 독려한다. 샬럿과 에밀리 가족에게 전달 될 수 있도록 간절히 바란다. 인형 뿐 아니라 힘과 결정권이 없는 사람도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준다.

말을 하지 않고 생명이 없는 인형조차도 계절이 바뀌는 것을 인간이 느끼는 것과 똑같이 알고, 아프고 슬프고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려준다. 항상 언니, 샬럿이 하는 대로 따라하던 에밀리가 인형의 집을 청소하고 꾸미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움직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훨씬 지혜로워지고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이루어낸 일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준다.

인형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하여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인형과 소통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주변에 뒹굴고 있는 인형이 어떤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는지 의문이 저절로 생긴다. “인형아, 넌 뭘 간절히 바라고 있니?” 이름도 지어주지 않은 인형에게 이름도 주고 싶어진다. 인형을 갖고 노는 아이들에게 차근히 읽어주면 좋을 책이다. 이미 글을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은 자신의 갖고 놀던 인형을 다시금 찾아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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