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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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의 소설들은 대개 식욕을 자극한다. 적당히 맛있게 튀겨진 바삭바삭한 돈까스 정식이라든가 개운한 된장국, 가볍지만 실한 샌드위치같은 것들...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아픈 상처를 만났을 때 비록 흔적은 남겠지만 이런 맛있는 음식들로 상처를 기울 수 있다면... [키친]은 왠지 서글픈 파아란 달빛이 비치는 어두운 부엌에서 따뜻한 차 향기와 함께 구멍난 심상을 기우고 있는 소녀처럼 작고 여리나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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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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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공포란 이럴 때 적용되는 말인 것 같다.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이유로 모두가 하얗게 눈이 먼다면 그런데 단 한 사람은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된다면 나는 전자를 택할까 후자를 택하게 될까? 소설 속의 인간들은 너무나 가련하고 놀라우리만큼 잔인할 수 있으며 때론 추악하기까지 하여 나로서는 어떤 선택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왜 우리가 눈이 멀게 된 거죠.
  모르겠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알고 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

내가 무심코 혹은 의도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너무나 잔인해서 외면했던 것일까 추악한 자신에 비해 너무나 아름다워 고개를 돌렸던 것일까?

하얗게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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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9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환덕 옮김 / 범우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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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에 보이는 카프카는 냉소적이고 여리며 시니컬하고 지적이며 섬세하여 상처받기 쉬운 청년처럼 보인다. 그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과도하게 신뢰하지도 애정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모두가 외면하고 싶어하는 그러나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인간이라는 종의 비밀에 대해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아니 침통한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그가 생에서 꾸었던 꿈은 [성], [심판], [변신] 등으로 나타났다. 사후에서 그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어쩌면 우리도 K처럼 '체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가정'에게서, '직장'에게서, '국가'에게서, 누군가의 '자식'으로서, 누군가의 '부모'로서, 누군가의 '동료'로서, 누군가의 '선배'나 '후배'로서...... '삶'이라는 '재판'에서 도망칠 수 없는 우리는 죽음으로서 벗어나거나, '체포'된 상태를 나름대로 즐기거나, 즐길 수 없다면 망각하거나 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죽음은 정말 '체포'된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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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
조지 오웰 지음, 김병익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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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리만큼 사실적인 오래된 미래 1984년.
언어와 역사가 당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고, 성본능조차 당에 충성할 자녀를 생산하는 수단으로 억압되며, 첨단 미디어 매체를 이용한 획일화, 규격화에 숨막힐 듯한 전체주의 사회.
공산주의 국가가 하나 둘 붕괴되고 있는 요즘이지만 허무맹랑한 공상이라 치부하기에 너무나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조지 오웰의 뛰어난 통찰력과 비판 의식 때문일까 아니면 그것이 민주주의라는 허울 좋은 겉포장아래 감추어진 우리의 진짜 모습이기 때문일까? TV속에서 웃고, 감동하며, 분노하고, 눈물 흘리게 만드는 모든 것들이 실제로는 누군가의 불순한 의도로 인해 조작되고 통제된 것들이라면? 지구촌 시대라고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지구촌의 극히 일부의 모습이 아닐까? 그래서 보여지는 것 너머에, 그리고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아니 어느새 우리의 의도가 되어 외면한 그곳에 [1984]년 만큼이나 냉혹한 절망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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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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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 보면 가끔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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