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9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환덕 옮김 / 범우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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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진 속에 보이는 카프카는 냉소적이고 여리며 시니컬하고 지적이며 섬세하여 상처받기 쉬운 청년처럼 보인다. 그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과도하게 신뢰하지도 애정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모두가 외면하고 싶어하는 그러나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인간이라는 종의 비밀에 대해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아니 침통한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그가 생에서 꾸었던 꿈은 [성], [심판], [변신] 등으로 나타났다. 사후에서 그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어쩌면 우리도 K처럼 '체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가정'에게서, '직장'에게서, '국가'에게서, 누군가의 '자식'으로서, 누군가의 '부모'로서, 누군가의 '동료'로서, 누군가의 '선배'나 '후배'로서...... '삶'이라는 '재판'에서 도망칠 수 없는 우리는 죽음으로서 벗어나거나, '체포'된 상태를 나름대로 즐기거나, 즐길 수 없다면 망각하거나 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죽음은 정말 '체포'된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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