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있는 곳에 흘러라 우리 음악 - 국악 길잡이 따라 우리 음악 대장정
남화정 지음, 홍선주 그림 / 낮은산 / 2010년 8월
장바구니담기


우리 음악 좋아하세요?" 또는 "우리 음악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시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당하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어른들이나 아이들 모두 우리 음악엔 친숙하지 못하다.

처음엔 뭐든 익숙하지 않을 때에는 지루하기도 하고, 재미없고, 낯설게 느껴지니 어렵게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나와 딸아이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우리 음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아마 국악공연을 보고부터였던 것 같다.

아쟁, 가야금, 해금...등의 국악기를 처음 보던 날... 딸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빛 판소리 공연을 보고 나서 꺾는 부분이 신기하다며 집에 오는 내내 흉내를 낸다면 차 안에서 열심히 따라 부르던 아이의 모습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보면서 경험을 쌓았다면 이젠 본격적으로 우리 음악에 대한 이론을 배워 할 때인 것 같다. 요즘 학교에서 여러 가지 악기와 장단, 여러 지방의 민요 등에 대해 배우는데 이런 내용을 전체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책이 없어 인터넷을 검색하며 하나하나 알아봐야 했었는데 『사람이 있는 곳에 흘러라 우리 음악』이란 책을 통해서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내용과 관련해서 우리 국악을 꼼꼼한 설명과 많은 사진을 통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란 생각에 무척 반가웠다.




세상에는 수많은 소리가 있는데 이 소리를 모두 음악에 쓰이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음악에 사용했던 음은 어떤 것인지 그것부터 알아야 하는데 책의 첫 장에 소개되는 내용이 바로 기준이 되는 소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음악에서는 황종 음인데 이 황종 음을 내는 악기로 모든 길이의 기본이 되는 '자'를 만드는데 그 재료로 쓰인 것이 텅 빈 대나무 통에 기장을 넣은 것을 사용했다고 한다.



장단의 연주 방법과 종류에 대한 내용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되어 있다.


지금도 다양한 행사장에 가면 음악이 빠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건 아마 옛날부터 중요한 행사엔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이 있었던 것이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임금님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 때는 '대취타'라는 음악으로 우렁차고 씩씩한 음악으로 임금님의 권위를 드높이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 평상시 왕궁 안에서 움직일 때는 조용한 '수제천'을 연주했다. 특히 이 수제천은 박자가 일정하지 않아 연주자들 사이의 호흡이 중요한데 그 조화가 절묘해서 '하늘이 내린 음악'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단다.

조선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의식과 음악 하면 바로 종묘 제례와 종료 제례악이 아닐까 싶다.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종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또 종묘 제례악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그 외 신에게 감사드리고 복을 비는 강릉 단오제, 부처님께 재를 올릴 때는 범패, 상엿소리와 진도 다시래기 등에 대한 내용도 소개되어 있다.




우리 음악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있는데 언제 어디서든 흥겹게 들을 수 있는 풍물놀이가 있다. 안동 하면 하회마을이 떠오르고 탈이 떠오르는데 이는 옛날부터 사람들은 탈에 아주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고 탈을 만들어 쓰면 신의 힘을 빌려서 악귀를 쫓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조금씩 발전하면서 탈을 쓰고 노는 탈춤이 생겨나기도 했던 것이다.


요즘 아이들도 시험이 끝나면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가서 공부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풀곤 하는데 우리 조상님들도 글공부가 하기 싫으면 놀이와 음악을 즐겼다고 한다. 점잖게 예의와 격식을 차려서 얘기하는 사람은 풍류 음악을 즐겼을 것이고, 느껴지는 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은 산조음악을 즐겼는데 이는 양반과 일반백성의 음악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전통 음악의 가락과 장단을 가지고 서양의 오케스트라처럼 연주할 수 있게 만든 '국악관현악'도 있는데 이는 서양의 관현악과 우리 고유 국악기와의 화려한 만남으로 맺어졌기에 훌륭한 음악이 탄생할 수 있다. 이것이 조금 더 발전해 '퓨전국악'으로 클래식, 재즈, 대중음악이 한 공간에서 함께 연주되는 것인데 처음엔 생소했지만 이런 공연을 자주 접하다 보니 우리 국악을 조금 더 친숙하게많은 사람에게 알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 해학으로 풀어낸 백성의 이야기 판소리,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흥얼거리는 민요, 논밭에서 농사를 짓거나 바다 한가운데서 고기를 잡으며 불런 노동요, 다채롭게 발전하는 창극과 창작 판소리, 세계로 뻗어가는 사물놀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모두 6장으로 나눠 구성하였도 설명도 해주고 있다.



수천 년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옛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고 담겨 있는 우리 음악 낯설다고 멀리하기보다는 책과 함께 들어 있는 CD라도 자주 듣고, 자주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 음악도 친한 친구처럼 금방 친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