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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 - 좋은 일이 찾아오는 이름 ㅣ 키큰하늘 11
조현미 지음, 원유미 그림 / 잇츠북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좋은 일이 찾아오는 이름 다온.
다온이의 이름은 아빠가 지어주셨어요. 아빠는 다온이가 어렸을 때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아빠가 남겨준 이름 덕분에 다온이는 매일 힘을 내고 있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없지만, 할머니와 함께 좋은 매일을 함께 하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할머니와 함께 지내다 보니 또래 친구들보다 더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은 다온이. 하지만 다온이도 어린이는 어린이잖아요. 단짝 친구도 갖고 싶고, 친구 집에 놀러도 가고 싶고 말이죠.
하지만 학교 친구들은 다 다온이와 같은 마음은 아니었나 봅니다.
물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요. 다온이가 평소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습관처럼 몸에 밴 행동들이 반 친구들에게는 낯설고 불편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런 부분을 직접 표현해 주면 다온이도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고칠 수 있는 부분을 고쳐보려고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새로 전학 온 여해가 마음에 든 다온이. 자신을 잘 모르는 친구이다 보니 편견 없이 대해줄 것 같은 기대감이 커 보입니다. 새로운 전학생 여해도 이렇게 자신을 반겨주는 친구가 생기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낯선 곳에 와서 겁나고 두려운 마음을 여해도 갖고 있을 테니까요.
툴툴거리며 시비를 거는 것 같은 남사친 은혁이. 다온이는 잘 모르겠지만, 보통 남자아이들이 관심 있는 여자아이에게 저런 식으로 하지 않던가요? 우리 다온이가 이걸 눈치챘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평소 다온이를 따돌리는 민지 일행에 휩쓸려 다온이를 외면하게 된 여해.
단짝이란 꿈에 부풀어있던 다온이는 실망감과 함께 서운함이 밀려옵니다.
학교에 같이 가기로 해 놓고 먼저 교실에 앉아 있는 여해의 모습을 본 다온이의 마음은 얼마나 찬바람이 불었을까요?
저희 둘째도 이런 경험이 있어요. 따돌림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교문 앞 횡단보도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면서 한참을 안 들어가더라고요. 친구가 오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는다면서 저에게 전화를 걸었었어요. 그래서 저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으니 얼른 들어가라고 말해주었죠. 그래도 우리 아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5분을 더 기다렸고 등교 시간에 빠듯하게 교실로 들어갔다고 해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 친구가 교실에 있었던 거죠! 그래서 왜 같이 만나기로 해놓고 교실에 먼저 와있냐고 했더니 네가 안 보여서 그냥 들어왔다고 했다나봐요. 우리 아이는 훨씬 이전에 가서 기다렸는데 말이죠.
엄청 속상한 마음을 갖고 그날 하루를 보냈을 아이를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저녁이 되어서야 그 일을 알게 된 저는 다음부터는 약속 시간에 정확하게 만나고 5분 기다려도 안 오면 그냥 들어가는 걸로 확실하게 약속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해 주었어요. 또 못 오거나 만나지 못하면 연락을 꼭 하기로 말이죠. 성격이 너무 물러 당하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도 되었었는데, 상처를 한 번 받아서인지 우리 아이도 조금은 달라지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다온이도 느꼈다니.. 책을 읽으면서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뉴스에서만 봤던 투명인간 놀이.. 책에 나온 투명인간 놀이를 보고 아이도 저도 울컥했네요. 장난이라고 웃으며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래도 아닌 건 아니라 생각한 다온이. 사과 편지를 받고 싶다고 한 건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돌아온 것은 진정한 사과의 편지도 아니고. 사과 편지 작성을 시켰다고 뒷담을 하는 다른 아이들의 목소리까지. 왜 피해자가 저런 눈치를 봐야 하는 건지 정말 너무 답답합니다.
가해자가 당당한 세상이 아닌, 피해자를 위해주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무거운 돌덩어리가 힘이 된 거지요. 그라고 나서 며칠을 앓았지만, 그날 이후로 내는 겁날 게 없었어요. 그 무서운 개울을 혼자 건넜으니까요. 세상에 쓸모없는 건 아무것도 없다지 않습니까? 짐스러버가 내던져야 할 것 같은 돌덩어리도 잘만 쓰믄 내를 살리는 약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살아 보니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지나고 보면 그 일이 좋은 일로 바뀔 때도 있지요. 마음만 고쳐먹으면 나쁜 일도 좋은 일이 된다 이 말이지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녀 다온이를 남겨두고 눈을 감아야 하는 할머니. 당신의 몸이 아파도 다온이를 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뛴 할머니의 모습에 마음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들이 너무 우울하고 볼품없어 보여 할머니께 화도 내보고 싫은 소리도 했던 다온이. 하지만 그런 다온이가 할머니의 진심을 느끼고 깨닫고 나서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렇지만,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자꾸 올까?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다온이를 보며 참 잘 컸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다온이의 이름이 다온이여서일까요? 은근히 쿨한 모습을 보여주고 긍정을 놓지 않는 다온이의 모습에 마음속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할머니를 보내고, 이모할머니의 사정도 받아들이며 스스로 보호 시설로 가겠다고 말한 다온이.
부끄러운 게 아니야. 나는 잘 지낼 수 있어. 잘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다온이의 모습에 표지의 뒷모습이 떠오르면서 한 뼘 성장한 다온이가 상상됩니다.
마지막까지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으며 당당한 다온이의 모습에 저도 아이도 울다 웃는 해프닝이 벌어지네요. 동화 속 다온이지만 다온이의 앞으로의 미래를 응원하게 됩니다.
다온이보다 더 많이 가진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우리의 시간과 삶을 살아야 할지 아이들과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