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명상록 - 평정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민유하 엮음 / 리프레시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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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하루의 끝에 스스로에게 남긴 기록을 현대의 언어로 새롭게 풀어낸 책이 《초역 명상록》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매일 자신을 다독이며 남긴 일기와도 같은 기록이기에, 한 줄 한 줄이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황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삶을 바라보고 자신을 단련했는지, 그 시대의 시간 속으로 잠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리프레시 출판사의 《초역 명상록》은 짧은 문장을 먼저 제시하고, 현대적 해석과 실천 방법을 곁들여 누구나 쉽게 읽고 적용할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프롤로그의 문장인 “거대한 철학의 체계를 좇기보다, 일상 속에서 바로 붙잡을 수 있는 한 줄의 지혜를 전하려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이 책은 복잡한 철학을 설명하는 대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한 줄의 중심을 건넨다.


책 초반부에서는 ‘내 마음의 주인은 오직 나다’, ‘괴로움은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판단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와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 이는 남탓이나 환경 탓에 앞서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스스로를 들여다보라고 조언한다. 감정에 흔들리기 쉬운 삶에서 나의 판단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길러주는 문장들이다. 꾸준히 읽다 보면 나를 지키는 기준이 단단해지고, 불안이나 두려움도 조금 더 여유롭게 마주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삶과 일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일은 의무가 아니라 의미다. 의미를 발견할 때 노동은 기쁨이 된다.”라는 문장은 지친 하루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일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짐이 될 수도, 선물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는 바쁜 일상 속 자신을 회복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큰 위로와 지침이 된다.


이 책은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해내며 감정의 기복을 겪는 부모, 성과와 관계 속에서 번아웃을 겪는 직장인, 마음관리·자기성찰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철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가며,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을 선물해 준다.


하루 한 문장을 필사하며 마음을 다독이고 싶은 순간, 《초역 명상록》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기준이 되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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