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여행드롭을 읽으며  나는 왜 사는게 바빴을까?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나는 여행을 얼마나 다녀보았는가..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었던가..

거창한 곳을 가는 것이 여행이 아니다. 집 앞을 나서더라도, 동네를 돌아보더라도 소소한 것 하나하나가 다 새롭고 신선한 여행의 소재들이 될 것이다.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신작 에세이 여행드롭을 읽다보니 내가 삶을 살아가면서 너무 메마른 마음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여행 속 포인트들은 우리의 삶 속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책에 나오는 제비, 버터 빵, 늘 즐겨 먹는 과자. 단순한 소재지만 작가의 생각 속에서 튀어 나오는 발상의 전환들이 책을 읽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나는 행복한 왕자의 제비와 엄지공주의 제비를 알지만, 그 제비에 대해 이런 깊이 있는 생각을 해봤던가.. 나도 작가님처럼 예전엔 자주 드나들었던 곳 중에서 지금 어색한 곳이 있던가? 예전엔 쭈뼛거렸던 곳을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다니는 장소가 어디지? 하나씩 곱씹어보게 된다. 나도 작가님처럼 커피와 함게 비스켓을 먹는 걸 좋아하는데, 그 비스켓의 원산지를 보며 그 사람들이 무엇을 꿈꾸며 이 과자를 만들었을지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 작가님의 생각을 들여다보며 신선한 충격과 함께 평소 내가 얼마나 시들시들한 마인드를 갖고 삶을 살았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말린 밥에 눈물 떨어져 불고 말았네."


나는 말린 밥이라는 것은 처음 들었다. 요즘 시대로 말하면 즉석밥 같은 것일까? 옛날에는 이렇게 밥을 말려 도시락에 넣고 다녔다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런 별 것 아닌 것 같은 '말린 밥'이 들어간 문장 하나에서 많은 의미를 찾아낸 에쿠니 가오리 작가. 작가님 덕분에 나도 이 한 문장에서 여러 의미를 찾아보고 상상해본다.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말린 밥이 담긴 도시락. 뚜껑을 열어 말린 밥을 보았을 때, 그 나그네는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그 도시락을 열었을까? 작가님의 말씀대로 그 말린 밥이 불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마음이 먹먹해진다. 


지금까지 나에게 여행이란 것은 멋진 풍경을 생각하고, 가족들과 맛잇는 것을 먹으며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 정도? 유명한 곳에 가서 구경하고 그 곳에 나의 흔적을 사진으로 남겨보는 것 정도였다. 너무 좁은 식견으로 여행을 정의내렸던 내 삶에 잔잔한 바람을 일으켜준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에세이 여행드롭. 

새롭고, 예쁘고, 가치 있는 삶을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