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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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과 같은 스웨덴 소설 시리즈.. 예를들어 오베라는 남자..라든지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든지.. 이러한 책들이 인기를 끌면서, 많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이 3권의 책을 모두 예약을 걸어두었는데, 메르타 할머니가 주인공인 이 책이 가장 먼저 대출되었다.
사실 무언가를 기대하고 읽은 것도 아니고, 궁금해서 읽기 시작한 것인데.. 이게이게.. 의외로 재미있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유쾌'하다!

그리고 읽자마자 호감이었던 부분은 주인공들이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거다.
사실,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다.. (음.. 좀 이상한가? ㅋㅋ)
태어나서부터 유학오기 전까지(물론, 한국에 돌아가면 집에 할머니가 계시다) 줄곧 할머니와 함께 자랐고, 생활했기 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에 대한 남다른 연대감이 있다.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 노인요양소 시설에 대한 불만이 나올때면 같이 감정이입이 되서 흥분했고, 횡단보도 신호가 짧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정말 엄청 공감했다. 솔직히 할머니랑 같이 길이라도 건널때면, 절대로 파란불이 켜져있을때 다 건너지 못한다. (물론 우리 할머니도 80대 중반까지는 그정도까진 아니셨지만..)
암튼, 읽는 내내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늙어서도 이렇게 즐겁게 살 수 있다..하는 부분이 정말 기분 좋게, 즐겁게 다가왔다.
물론 이들이 감옥에 가기 위해서 범죄를 저지르지만, 내가 또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범인들을 응원하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뭐, 통크게 한탕하면서 나름 훔친물건을 돌려주기도 하고, 경찰을 후원하기도 하고, 그림을 훔쳤던 박물관을 후원하기로도 하고...
이 5명의 노인들이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며 나누는 대화가 난 어찌나 재미있는지..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가 큐레이터로 일하기도 하고, 수중고고학자로서의 경력도 가지고 있다.
고고학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책을 읽기 전부터 굉장히 주목되었던 부분이고, 또 그러한 경험을 살려서인지 범행의 주된 장소로 국립박물관이 활용되기도 했다.
나로서는 2배의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
뭔가 어설퍼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복잡하게 치밀한 구성은 아니었지만, 마치 의도된 것 같은 우연과 주인공 노인들의 설렁설렁한 범행의 모습에 내가 이정도까지 빠져서 읽게될 줄은 몰랐다.
마치 아기의 재롱을 보면 그저 슬그머니 미소를 띠게 되는 것처럼, 이 노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슬그머니 미소짓게 되는 아주 유쾌한 소설이었다.
속편이 나올 것 같은 전개였고, 역자해설을 보니 이미 2편이 나온 곳도 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이 노인네들이 외국으로 탈출한 이후의 이야기가 매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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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프랑켄슈타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160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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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인 줄 알았다.
이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 받았던 충격이었다.
주인공의 이름이 빅터 프랑켄슈타인이고, 이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만들었으며, 괴물에게는 특정한 이름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사실 공상과학소설, 혹은 흔한 고딕소설 쯤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으나, 예상했던 것 보다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하는 소설이었다.
젊은날에 승승장구하고 있던 주인공의 연구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괴물을 만들어내고, 정작 그것을 만들어낸 자신은 자신의 창조물을 보는 것이 역겨워서 오히려 버려두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의외로 생각할 부분들이 참 많다.

먼저,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연구윤리에 대한 부분.
나같은 경우는 인문학의 영역에 있지만, 특히 과학기술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의 연구윤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더욱이 요즘같이 인공지능에 대한 부분까지 이슈가 되는 시점에서 다양한 관련서적을 읽는 것도 좋지만,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괴물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었다.
결국에는 분노와 잘못된 선택으로 진짜 괴물이 되어버렸지만, 사실 그가 원한것은 사랑 혹은 친구였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창조물을 만들고 그것에 대해서 방치해버리는 빅터가 더 미워보였다.
그의 선택이, 요즘 시대에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아서 버리는 부모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생각이.
또한 나같은 크리스천의 경우, 창조주인 하나님의 모습과는 너무나 상반된 모습을 통해서.. 과연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것, 만들어내는 것이라는게 정말 많은 책임과 의무를 갖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물은 빅터를 계속해서 북극으로 유인하며 복수를 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그 모습이 정작 나에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결국엔 자신을 상대해주고 어떤 의미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주인공을 계속해서 자극함으로 인해, 이 세상에서의 단 하나의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절실함이 느껴졌다. 괴물에게는 분명 빅터가 유일한 친구였을거라고 생각한다.

하필이면 논문쓰느라 머리가 아픈 이때에 이 책을 읽다니...
연구과정에 있어서 연구의 목적과 방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를 새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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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7-09-1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시마로님 리뷰를 읽기 전까지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인 줄 알았어요. ㅠㅠ

마시마로 2017-09-13 20:0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었다는요...ㅠㅠ 본의아니게 제가 스포를 해버렸네요...^^;;
 
嫌われる勇氣―――自己啓發の源流「アドラ-」の敎え (單行本(ソフトカバ-))
岸見 一郞 / ダイヤモンド社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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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증의 책을 결국 다 읽었다...
이 책이 발매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서점에서 발견하고 제목에 끌렸었다. 미움받을용기라...
제목에 이끌려 구입하게 된 책이고, 펼쳐보니 대화체로 시작하고 있길래 그저 묵혀두고 있다가 올해 초에 마음먹고 읽기 시작해서 이제서야 완독하게 되었다.
분명, 한국에서 발매되기 전에 구입한 것 같은데, 이 책은 이미 한국에서 엄청 팔린 후였다는...
원서로 읽는 바람에 틈틈이 무리하지않고 천천히 읽었는데.. 대화로 진행되는터라 다행히 어렵지 않게 읽을 수는 있었다.
단지, 불만인 부분은 그놈의 대화체..
저자는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정리한 것 처럼 하고싶어서 이러한 형식을 취했다고는 하던데...
읽는 내내 뭔가 간지럽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했다.
뭐랄까.. 대화가 너무 작위적이랄까? 너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청년의 캐릭터도 참 답답했고.. 그에비해 철학자는 세상 다 산 것 같이 너무 만만하고..
청년이 중간중간 얘기하는 종교얘기같다는 말이 엄청나게 와닿았다.
그리스철학이나, 아들러의 심리학을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것은 느껴지는데.. 그 표현이 매우 광신적으로 되어있는 느낌이다.
내용자체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서술이나 표현방식이 너무 강압적이고 유치하다는 느낌이 너무 컸다.
그리고, 내용적인 부분도.. 실제로 알고있는 내용도 많았고, 교회에서 강조하는 부분도 꽤 들어있었다.
문제는, 이상적인 것과 실제 삶에서의 갭이겠지.. 이 역시도 청년이 책속에서 계속 주장한다.. 결국엔 철학자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끝나지만..
얼마전에 '幸せになる勇気(행복해지는 용기)'라는 속편이 나왔던데.. 한국어로는 어떠한 제목으로 번역본이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미움받을용기2가 나왔다는데 그건가..? 뭐 이 시리즈도 너무 많아서 사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다시 한번 아들러가 궁금해진다면, 오히려 아들러 심리학입문..같은 책을 읽는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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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셀로 열린책들 세계문학 19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권오숙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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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릴레이로 읽은 4대비극 중 가장 현대적인 느낌인 것 같다.
일단, 여기서는 왕이 등장하지 않더라.. 따라서 권력을 위한 욕심보다는 개인적인 질투가 더 중심되는 이야기였고..
먼저, 당췌 이노무 이아고라는 인간은 대체 왜... 마치 막장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천후 악역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그렇게 훌륭한 장군이었다는 오셀로는 이러한 이아고라는 인간을 그 오랜시간 왜 꿰뚫어보지 못했을까?
충직한 부관인 캐시오도 그렇게 쉽게 의심해 버리면서 말이다.
역시 사랑이나 질투라는 것은 인간에게 꽤나 큰 약점이 되는 것인가부다.
오셀로가 훌륭한 장군이었다고 하지만, 진짜 훌륭한 리더는 사람을 잘 알고 잘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리더로서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고 만 셈이니 이아고의 꾀임에 빠졌다고는 하더라도 결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하는게 맞는 것 같고..
그렇다면 내가 오셀로의 입장이었다면..? 이라고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이아고처럼 나를 작정하고 함정에 빠뜨리려 할때, 난 그것을 제대로 통찰하고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과연?
그런데, 분명 이아고와 같은 사람은 존재할 것이고... 오셀로가 불쌍해지는 대목이기도 한 것 같다.
그래도 그렇지...! 셰익스피어 작품에선 사람을 참 쉽게도 죽인다.
아마도 그런 부분이 내가 계속 셰익스피어를 읽으면서 찝찝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조금 호감캐릭터였던 캐시오는 죽지는 않았으니 위안을 삼아보지만..
암튼, 이걸로 4대비극 릴레이는 끝났네...
희극이라는 장르가 좀 생소하고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영문학을 공부하는 느낌으로 원서로 읽는다면 아마도 또 다른 감동이 있는 거겠지?
그래도 이번기회에 막연하던 셰익스피어가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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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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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걸 내가 계속 읽어야만 할까? 하는 고민도 많았지만.. 나름 꾸역꾸역(?) 읽어내었던 것 같다.
나도 역사, 혹은 역사소설을 좋아하고.. 전쟁 이야기는 무수히 많이 들었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전쟁은 어떤 서사나 이념, 큰 사건이라기 보다.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사로 보였다.
그렇다. 전쟁도 사람이 하는거였다. 중요한 사람의 이야기가 빠진 전쟁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었지만, 난 이 책이 그보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더 감정이입이 되고, 더 실감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진짜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는지도...
불과 20세기 중반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가 일제시대의 고통을 겪었던 그 시기..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그시기..
난 이 책을 '7년전쟁'과 병행해서 읽고 있었다. 16세기 말에 일어났던 아시아의 전쟁과 20세기 중반에 유럽에서 일어났던 전쟁의 이야기...
러시아쪽 군인들이 침략한 독일사람을 만났을때의 감정.. 혹은 상황들...
내가 읽고 있는 임진왜란의 이야기에서 일본에 침략당한 우리의 이야기...
그리고 난 이 책을 일본에서 읽고있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사람들이 오고가는 길거리나 카페에서..
일본사람들 사이에서 한글로 된 이 책들을 읽었다. 기분이 많이 이상하다. 그리고 신기하다..
그래도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보았던 것은 전쟁보다도 그 안의 사람들의 삶이었으니까.. 어쩜 그건 지금도 진행중일지도..
이 책의 후반부를 읽은 것은 내가 발굴현장에서 돌아오는 전철안이었는데...
여러가지 사정상, 현장에서 작업복인 채로.. 바지와 신발은 흙투성이가 되고, 얼굴을 새빨갛게 탄 땀냄새가 풀풀나는 모습으로 전철을 타고 귀가를 하며 책을 읽었는데... 시내에 가까이 올수록, 그리고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 탄 지하철로 갈아타면서 내 모습이 참 이상해보였다.
내 모습과 내 생각 조차도 이러했는데.. 당시, 군인의 모습으로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헷갈리는 그 모습, 엄마조차도 못알아볼 정도로 변해버린 그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온 그녀들은 어떠했을까...?
작가가 계속해서 말하는.. 난 이 일을 그만둘 수가 없다는 그 말의 의미가 어쩌면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혹시 그녀들을 만나면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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