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freya sampson)|장편소설
윤선미 |옮김
스튜디오 오드리 (@studio.odr ) 모모|출판
유진|서평

【88번 버스가 좋아지고, 사랑에 미소가 흘러나오는 『88번 버스의 기적』】

╭─────────╮

p.100 

"아주 좋아."

프랭크가 손뼉을 쳤다.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 시작!"

╰─────────╯



【독자의 기억: 저마다 첫사랑 실루엣이 있다】

 소설이 첫사랑이라 운을 띄우니 생각에 잠겼다. 나는 첫사랑을 다시 찾지 않을 것이다.

 7월 30일, 이 소설을 독서하기 전에 엄마 앞에서 엉뚱한 질문을 했다. "엄마는 첫사랑 기억해?" 듣고 어이없어서 말이 없던 엄마는 "기억하겠냐"라고 했다. 나는 자문자답으로 "나는 기억해. 내 첫사랑, 유치원 때였잖아."라고 말했다. 엄마는 "유치원?ㅋㅋㅋㅋ누구?" 엄마의 웃음에 굴하지 않고, 엄마를 웃겼다는 만족감으로 신나게 답했다. "OO!" 그와는 친구 사이뿐만 아니라 가족끼리 오래 친했던 터라 이름 두 글자만 듣고, 엄마는 "한 OO"라고 그의 이름을 말했다. '내 인생 첫 고백,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이라는 존재로 기억에 남은 것'으로 평생 기억하고 있을 것이었다. 지금은 오늘처럼 첫사랑 주제가 나오면 꺼내서 웃는 대화거리가 되어버렸다.  소파에 누워있던 남동생한테도 "너는 첫사랑 기억해?"라고 물었지만 깔끔히 무시됐다. 첫사랑을 얼마나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저마다 첫사랑 실루엣이 있다,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흔하게 타고 다니는 버스, 가본 적 없던 장소가 어느날 특별해질지도 모른다】
운전면허가 있어도 대중교통 이용자로서 '버스'가 나와서 친숙했다. 내일도 타야 하기 때문이었다. 영국 2층 버스는 빨간색이라는 게 차이점이지만, 넓고 높은 2층 버스 타는 것이 좋았다.

버스에서 운명적인 만남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하길 기다리는  공간, 이동수단으로 창밖 보는 것을 좋아했다. 요즘에는 미치도록 졸려서, 졸거나 잠들어 있기 일쑤였다. 버스에서 로맨스라니 말도 안 된다,였다. 근데 로맨스는 아니었지만 최근에 개인적으로 버스에서 놀라운 만남이 있었다. 언제부턴가 연락 잘하지 않게 되었던,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J와 우연히 같은 버스에서 세 번 만났다. 바로 옆자리 또는 서로 맨 끝과 맨 앞에 앉아서 하차할 때 마주쳤고, 우리는 웃었다.

【88번 버스의 기적(THE LOST TICKET/THE GIRL ON THE 88 BUS)】

이제 티켓 없이 QR코드로 대체되고, 현금 없이 카드 결제로 운행되는 버스가 등장하면서 종이 티켓 감성이 사라지고 있다.

『88번 버스의 기적』은 그 버스에 올라타면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인연이 기적적으로 시작되는 역할을 했다. 한 여자의 말이 한 남자의 인생을 바꿨다. "THE LOST TICKET-THE GIRL ON THE 88 BUS"가 영어 제목이듯 버스 티켓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만나지 못한 그녀가 더 소중해졌다. 60년 전 잃어버린 첫사랑 빨간 머리 여자를 찾기 위해서 계속 88번 버스를 타고 다니는 할아버지 '프랭크'의 이야기다. 남자친구에게 실연을 당하고, 어린 조카를 돌보면서 지내던 '리비'는 88번 버스에서 프랭크의 사연을 듣고 그의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한다. 88번 버스에서 강렬한 펑크족 패션을 한 남자에게 실수를 한 리비는 운 나쁘게 또 같은 곳에서 그를 봤다. 알고 보니 프랭크의 요양보호사였고, 남자의 이름이 '딜런'이라는 것까지 알게 되고 가까워진다. 사소했던 것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그들의 문장을 읽고 있으니, 사랑은 서서히 진행중이지만 소설 끝을 향할수록 "리비&딜런! 딜런&리비!" 보고 싶어서 빠르게 읽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사람의 말이 누군가에게 삶을 지지하는 위로와 오래 지속되는 응원, 행복이 된다는 것이었다.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것도.

프레야 샘슨(Freya Sampson)
: 차기작 《88번 버스의 기적The Girl on the 88 Bus》은 타인을 향한 선의의 가치와 공동체의 의미를 일깨우는 유쾌하고 감동적인 성장물이다.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과 이웃 간의 연대, 스스로 행복을 거머쥐는 일의 중요성과 꿈을 지속할 용기 등 대중적인 메시지를 경쾌한 전개 속에 녹여내는 동시에 노년의 삶과 망각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깊은 울림으로 그려내 해외 각종 언론 매체로부터 격찬을 받은 이 책은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아마존' 및 <USA투데이> 베스트셀러로 우뚝 올라섰다. 작가는 현재 런던에서 남편과 두 아이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스튜디오 오드리·모모 출판사
오드림(Oh! Dream) 서포터즈 4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에 빠진 소녀
악시 오 지음, 김경미 옮김 / 이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에 빠진 소녀(The Girl Who Fell Beneath the Sea)』
악시 오(Axie Oh) Ⅰ장편소설
김경미 Ⅰ옮김
이봄Ⅰ출판사


"정말 압도적으로 아름답다!"
미국 청소년들이 열광한 환상적인 판타지
고전 『심청전』을, 자신의 운명을 다시 쓰는 이야기.



188쪽에서 【꾸준한 다정함에 위안을 얻는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 말을 빌려서 이번에 읽은 『바다에 빠진 소녀』는 '꾸준히' 좋아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바다가 인간사에 관계없이 그 자리에 계속 있는 것처럼.완독한 내 마음도 그러하다. 이 책이 계속 좋다.

?

바·빠·소(바다에 빠진 소녀). 준비할 것은 소설에 유입되려면 바다와 신들의 세계에 관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푸른 시절인 여름에 물을 생각한다는 건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는 일이다.



소중한 건 언제나 겁나게 만든다. 사람도, 책도 그렇다.

사라지는 건 슬프고, 지키려는 것도 어렵다.



"바다에 빠진 소녀"는 단순한 표현의 제목이지만 시작을 알리고 있다. 폭풍우가 내리던 날, 열여섯 살 소녀가 그곳에 빠진 이유'가족'의 각별함과 고전적으로 바닷속에 사는 용왕님이 다스리는 혼령들의 세계에 빠졌다. 소금기와 수분기가 느껴지는 물속은 '미나'에게 사랑부터 주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줬다.

운명을 이어준다는 붉은 끈이 여러 사람에게 소란스러움을 불러왔다. 용왕님과 갑자기 인연으로 맞닿게 된 것은 미나에게 자유의 구속처럼 느껴졌었다. 운명으로 이어진 것이 그리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



'악시 오' 작가님의 감사의 말(365쪽)에서, "우리 오빠 제이슨. 미나의 이야기가 오빠를 쫓아가는 것으로 시작된 이유가 있습니다. 오빠는 미나의 세상 전부였어요. 오빠를 사랑하고 보고 싶어요."를 보고 뜻을 헤아려 알았다.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소설은 "사랑스럽다"로 수식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 소설에 열광할 수 있는 것은 어릴 때부터 이어져 온 『심청전』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기억 때문이었다. 기억에서 배회하고 있는 작품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심청'이었다. 면억(緬憶)이라는 단어가 있다.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이라는 의미로 『심청전』에 연결된 기억들이 살아났다. 기억의 저편에 있던 작품을 다시 꺼내왔다. '심청'. 눈이 먼 아버지 '심봉사'를 위해 희생을 선택하였고, 인당수 바다에 빠진 효녀라는 그녀의 인상이 남아 있었다. 학교 책상 위 펼쳐져 있던 국어(문학)과 음악 교과서에 쓰여 있었던 『심청전』, 『심청가』.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심청전』은 『왕후심청』이라는 이름의 심청이었다. 2005년에 제작된 남북한 합작 애니메이션 영화 『왕후 심청』를 보고, 만화책으로 소장하고 있었기도 하며 좋아했었다. 책꽂이 정리하면서 버린 것에 후회를 깊이 하고 있지만 『왕후 심청』을 특별히 반복적으로 읽었던 만화책이었다. 그 작품으로 잔존하고 있던 기억의 일부를 꺼내서 힘껏 이 책을 반가워했다. 한국 고전 소설 『심청전』을 재조명한 소설이라니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심청전』은 유명한 고전 문학 작품이자, 어릴 때부터 사시사철 언제든지 읽어도 변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심청이가 주인공이겠지, 착각하고 펼쳤었다. '미나'가 나와서 의외였다. 『심청전』의 크기에 가려지지 않는 작품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태어난 『바다에 빠진 소녀』에 빠져든다면 심청이의 세계에서의 '미나'라는 다른 사람 후반전 이야기를 접해볼 때가 온 것이다.

사람들은 힘들 때 해결을 바라며, 희망 비슷한 무언가를 믿는다. 사람들의 소문에 의지하여 본인 인생을 바다에 던지는 용기.

신화 속 용왕님의 신부가 된다는 명예는 낭만적일 수 있지만, 그런 입장이 되었다는 현실은 행복하지 않은 당사자였다.

심청에게 사랑하는 다른 남자가 있었다면? 선택된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제물'심청'의 역할을 대신한다면? 알고 있던 『심청전』의 이야기, 인물 관계도를 재해석하여 새롭게 각색된 『바다에 빠진 소녀』의 주인공 이름은 '미나'이다. 교과서의 힘은 강력하다. 쉽고 편한 이름이라서 낯설지 않다. 초등학생 영어 시간에 '민수'와 함께 잘 나오던 이름 '미나'였다. 익숙한 캐릭터였다.


『바다에 빠진 소녀』는 『심청전』의 아버지를 위한 효녀상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았다. 효심에 감동하여, 연꽃에 예쁘게 바다 위로 올려준 자상한 용왕. 『심청전』의 기억을 모조리 지워진 채 읽어야 한다.

'희생'이 아니라 스스로를 구하는, 심청이 아닌 심청의 운명을 훔친 '미나'가 주인공인 이야기이며, 그녀가 『바다에 빠진 소녀』가 나아가는 길을 주도하고 있다.

사랑 때문에 근심스러워지고, 분주해지는, 마음이 구겨지기도 하고. 물처럼 불어나는 감정, 저주도 이기는 사랑의 영향력도 느낄 수 일었던 『바다에 빠진 소녀』가 전하는 로맨스 판타지 묘사는 사랑할 체력을 채워줬다. 『바다에 빠진 소녀』를 포함하여 사랑하고 싶게끔 만들어주는 로맨스에게 감사를 표한다.

용궁에서 환대받지 못한, 바다에 빠진 소녀 '미나'.
잠들어 있으며, 악몽을 꾸며 울고 있는 '용왕'.
운명의 붉은 끈을 끊으며 미나가 실패할 거라고 말하는 연꽃 가문의 '신'.
미나의 편에 서서 도와주는 '탈', '다이', '미키'.

『바다에 빠진 소녀』는 바닷속에 가둬져 있는 이야기이다. 흔한 땅 이야기보다 다른 풍경으로 흥미로웠다. 물에 잠겨 있었을 것 같아서 물에 젖은 책이 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을 것 같다. '미나'의 첫인상을 상상한 것도 하늘과 바다의 물로 축축해진 모습이었다. 위험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오빠의 뒤에 숨지 않고 강인함이 있었고 매력적이었다.


'사랑을 꿈꾸게 하는 소설『바다에 빠진 소녀』였다. 이래서 좋다! 로맨스 판타지!'


찬사(추천사)에 언급된 작품『심청전』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의 장면이 『바다에 빠진 소녀』에 그림자처럼 겹쳐져서 독서하는 내내 읽은 문장 뒤를 쫓아왔다. 하지만 '어딘가 닮았지만 다르다, 달라.' 싶었다. '운명'이 강조되고, 운명은 내가 움켜쥐는 것.



바닷속은 고요하다.

사랑스러운 바빠소 (『바다에 빠진 소녀』)를 읽고 사랑으로 마음이 침범되길 바란다.

폭풍우로 검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 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배 위에 서 있는 '미나'를 목격하는 유일한 『바다에 빠진 소녀』독자가 되어주세요.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시원한 물. 바다에서 흘러넘치는 '미나'의 사랑 이야기를 어느 계절이라도 괜찮으니 읽어주세요.


졸음이 몰려오는 시각, 로맨스 판타지로 반짝이는 눈으로 읽은 소설『바다에 빠진 소녀』를 추천합니다. 다들 바빠소를 가뿐히 읽고 뭇웃음 지으시길.

(*뭇웃음:여러 사람이 함께 웃는 웃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양장) 소설Y
이종산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비 북클럽-소설Y 6기]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영어덜트소설| 이종산

출판| 창비

소설Y 6기/배경그림| 유진


【미션3. 서평 작성】

【"혹시 괜찮으면 종이학 하나 접어 줄래요?"(p.16)】

종이학 귀신이 이야기의 시초였다. 백 년이 넘은 학교, 괴담에서 학교 역사까지 거슬러올라가는 판타지 실현이 하나씩 읽혔다.

다 읽고나서 든 생각은 소설을 다 읽고 접었으면 초록색 판다, 파란색 새, 파란색 물고기로 색종이를 이야기에 맞춰서 접었을 것이었다. 종이접기한 동물과 물건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인다니 꿈처럼 환상적인 설정이었다. 그래서 이전에 미션에서 접었던 종이접기 동물 느낌과 연장선이었다.

사소한 일상에서 "도서부, 종이접기, 친구, 시간여행"으로 위험하지만 두근거리는 일이 세연, 모모, 소라에게 생긴다.

【우리 도서부 종이클럽의 규칙이 있다.

절대 대신 접어 주지 않는다.

아무리 어려워도 스스로 끝까지 해내야 한다. (p.119)】

종이접기를 함에 있어서 그 규칙에 스스로 끝까지 해내야 한다는 인생철학이 담아 있었다.

괴담과 연관된 블로그 글을 보고, 작성자를 찾아갔을 때 왜 비밀을 풀어내려고 하는지 이유를 찾을 때 저마다 다른 답이 달랐다.

이 소설로 도서부 추억할 수 있었고, 기다리는 사람의 이름을 나무패에 새겨두는 사연이 감동적이었다. 이미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끝을 알고 있어서 씁쓸했고, 과거의 아픔에 일시적으로 누적된 슬픔을 소설『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으로 빌려온 흐름이었다.

소설에서 '괴담'이라고 언급되었을 때 신났다. 괴담 듣는 취미가 있어서. 26쪽 도서실에서 '한장휘'선배가 "여긴 여전하네."라고 말했을 때, 꼭 '내 이야기' 같았다.

💡【개인적으로 도서부 경험이 기억났다.】

소설의 시작이 '비'였다. 오싹해지는 공기를 형성했다. 학창시절, 비 오는 날 학교에서의 나는 웃음이 잘 새어나왔다고 느꼈다. 친구들이랑 있어서 웃었다.

고등학교 도서관 이름은 나무 명판에 적혀있었다. 점심 시간에는 교대로 도서부 일을 하기 위해서 일찍 또는 늦게 밥을 먹었고, 사서선생님과 도서부원 다들 좋았다. 도서 연체자에게 알리기 위해서 전교생 교실을 돌면서 칠판에 '반납 요청'을 적으러 다니기도 했다. 그런 일도 있었다. 19금적인 책 장면만 열심히 찾아보거나 찢어가는 도서관 이용자가 있었다. 범인은 유추할 수 있지만 잡지 않고, 그러한 종류의 책을 찾아서 처리하는 쪽으로 했었다. 도서관 문단속하는 방법을 배웠었다. 저녁 노을이 들어오는, 방과후 아무도 없는 저녁 시간 때의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했다. 그렇게 일일히 학교 도서관을 생각하면 도서관 크기가 원래 지금의 2분의 1이었는데, 사서 선생님께서 교장 선생님께 학생들에게 필요한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건의해서 넓히셨다는 사실을 들은 명예로움도 기억났다. 원래 리더의 역할을 맡는 것에 부담을 가져서 안할 수 있으면 안해왔었다. 도서부장 지원할 욕심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도서부 일 해봐서 도서관을 아는 네가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해주신 사서선생님 덕분이었다.고1 입학하고 얼마 안지나서 혼자 대단한 용기냈던 일이 도서부에 지원하는 것이었다, 사서 선생님께 도서관 일하면 얻는 봉사 시간을 물었다가 봉사 시간 채우는 스펙 욕심있는 사람으로 오해받아서 입부 거부 당할 뻔했었다. 학교 동아리까지 도서부였을 정도로 도서부에 3년이라는 시간의 뼈를 견고하게 지켰다. 도서부 하면 조용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화기애애함이 좋았다. 고등학교 도서관은 1반이었던 내 반과 가까워서 수시로 갔다. 교실에서 두계단만 돌면 도서관이었다. 그곳에 있으면 다 솔직해진 기분이 좋았다. 마음이 이 소설로 책으로 열렸다.

소설에 동기화될 수 있게 도움을 준, 괴담 노트를 가지고 수집하러 다니는 등장인물'한장휘'선배가 톡톡 튀었다. 어느 학교 쉬는 시간, 특별한 도서부를 들린 기분으로 완독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랑이가 눈뜰 때 소설Y
이윤하 지음, 송경아 옮김 / 창비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비 북클럽-소설Y 7기]

『호랑이가 눈뜰 때』

영어덜트소설| 이윤하

출판|창비

소설Y 클럽 7기| 유진

배경사진| OGQ Picreative

【미션2. 『호랑이가 눈뜰 때』서평 작성】

호랑이로 변할 수 있는 소녀'세빈'의 『호랑이가 눈뜰 때』에 안착하길.

이윤하 작가님의 고양이를 위한 소설이라는 애정어린 대목이 좋았다. 고양이와 호랑이가 서로 먼 친척 뻘이라는 묘사도. 어찌 보면 가족.

두꺼운 소설 대본집에서 부재된 이야기가 넘쳐났다. 사람이 아닌 존재가 사람과 공존한다는 우주 판타지는 소설에서 실감이 날수록 흥미로웠다. 동·서양 SF 캐릭터가 총집합한 소설일까 내심 기대했다. 『호랑이가 눈뜰 때』에 한국 신화를 어떻게 새롭게 써내려갔을지도.

🇰🇷한국인에게 있어서 '한국'이 언급되고, 'Korea'를 뜻하는 'K'로 시작되는 단어의 영광은 애국심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K-story.

옮긴이가 있다는 것은 원어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옮긴이의 도움말이 적혀 있었던 "그이*"와 "논바이너리"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관점이었다. 남녀를 포괄하여 자유롭고, 중립적인 단어라서 호소력 있게 읽혔다. 우주 세계 문화는 지금의 문화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무색하게 만드는구나. 외적 모습이 아니라 착용하고 있는 핀으로 성별을 가늠할 수 있다니. 역시 우주였다. 평화적인 해석.

떠밀려 도달한 곳은 '우주'였다, 『호랑이가 눈뜰 때』의 흐름에. 이색적인 부분이었다. 보통이 아닌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호랑이가 눈뜰 때』의 배경이 지구의 자연에서 더 나아간 우주라는 것. 산에 있는 호랑이 소녀가 아니라 우주에 있는 호랑이 소녀 이야기다.

【편지가 도착을 때, 그날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어야 했다.(p.11)】

'가족은 내 편이다,나는 가족 편이다.'라는 생각을 이 소설은 헤집는다. 이기적으로 돌변하면 가족은 낯선 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끈끈한 가족의 유대감을 느끼면서 살아와서 가족의 싸움은 발생하는 상황부터 '적'으로 대립하여 끝을 보기까지 감정이 너덜너덜해진다. 결코 앙심을 함부로 품어서는 안 된다. 독이 되고, 약점이 된다. 가족이 강점이 되면 좋겠지만 좋은 점은 일시적 효과가 있다. 가족은 독이 되고, 약점이 될 수 있다.

≪열세 살 소녀, 우주군에 입대하다≫

세빈이 '천 개의 세계' 우주군에 입대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렸던 편지가 도착했다. 해태호 선장이자 주인공 '세빈'의 삼촌인 '환 삼촌'이 반역자가 되었다는 소식은 기다렸던 것이 아니었다. 가문은 반역자로 한 사람이 낙인 찍히면 모두가 피해 입을 것이고, 가문의 위기는 막아야 한다는 대책은 마침 우주군에 일찍 선발된 '세빈'이었다. 우주군이라고 하니 지구상 평화 없는 전쟁, 갈등 구조가 극소해졌고, 무색해졌다. 그러나 끝나지 않는 전쟁은 우주에서 연장전이었다. '천 개의 세계'에서는 국경에서 일어난 습격으로, 평균 입대 가능한 열다섯 살보다 어린 열세 살 소녀 '세빈'이 우주군 생도로 뽑히게 만들었다.

《맹세합니다.》

어릴 때, 최고이면서 최대의 약속 증표는 약속 대상끼리 새끼손가락을 걸고 굳게 약속하는 것이었다. 근데 『호랑이가 눈뜰 때』에서 세빈은 용기 세계 주황 부족 출신의 호랑이령으로서 맹세를 한다.

【"너는 모든 일에서 부족에 봉사하겠다고 맹세해라. 서쪽의 백호를 걸고 맹세해."(p.43)】

영원한 약속, 진중한 맹세는 SF에서 진한 여운을 줘서 불가결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세빈은 가족을 위해서 맹세를 한다.

동물의 세계에도 '가족'이 있고, '서열'이 있었으며, 충성 또는 희생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훌륭한 전사라고 존경받는 호랑이령 가문을 지키기 위한 가문의 수장 '가모장' 결정과 통제에 따라서 세빈이 우주군 생도로 들어가는 것으로 결론 짓는다. 조금 더 힘이 있었다면, 굴복하지 않는 주인공이 되어서 통쾌함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세빈의 시련은 그녀가 좋아하는 '환 삼촌'이었다. 이것은 타인에게 '아이'라고 칭해지는 것과 약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싫어하는 세빈이 난처함을 모면하면서, 어른에 가까워지는 과정이었다.

《가족은 삶의 전부 or 삶의 일부?》

작은 따옴표('')로 묶어지는 세빈의 속마음이 갈피를 못 찾는 마음을 강인하게 다잡는데 쓰임을 하였지만, 그만큼 가족부터 타인의 시선까지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졌다.

【 "가족을 명예롭게 해 주렴."(p.47)】

어른인 독자로서 '가족의 명예'라는 표현에 민감해지는 감정이었다. 물론 내 가족은 명예라는 지위보다 행복을 대단히 생각한다. 열세 살에게 부여하는 가족이라는 단위가 주는 '책임' 부여는 무겁고 냉정했다. 아이가 즐길 수 있는 힐링을 어른들의 결정으로 끝낸 시점이었다. 가족이라는 고리가 되풀이 됐다. 가족이 삶이 되고, 가족으로 협박에 쓰이고, '가족'이 안식처가 아니라 불편한 배경(환경)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세빈이 어머니의 포옹을 바라고, 부모님의 곁에서 보호받는 안정감을 바랄 때, 어머니는 딸의 안전보다 부족과 가족의 명예를 우선시 했다. 다른 사랑의 형태로 대비되는 등장인물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세빈을 잘 챙겨줬던 순이 이모, 세빈의 우상이 되었던 환 삼촌의 존재는 세빈에게 중요했을 것이다. (문득 호소다 마모루의 영화"늑대아이"에서 동물(짐승)은 더 빨리 어른이 된다는 대사가 겹쳐졌다.) 생각보다 더 빠르구나, 싶었다. 스스로 열세 살은 어른이 되기에는 멀었다고 단정해서 '시간 가는줄 모르게 즐거움을 많이 느끼고, 많이 웃고, 때로는 보호 받아야 한다'라고 틀에 박힌 채 주인공'세빈'을 바라봤는지도 모르겠다.

《역경에서 깊어진 우정》

그리고 우주군 생도 준비 단계에서 '백 지(인간)', '유나(천인)', '남규(이무기)'를 친구로 만난다. 첫만남, 첫인상은 짧고, 급속도로 우정이 갑작스러운 위험을 돌파하는 데에 힘으로 작용한다. 각자의 장단점과 성격이 어우러져서 협력하고, 그들 앞에는 호랑이로 변한 소녀 '세빈'이 있었다. 멋지고 좋은데, 이렇게 넷은 합이 척척 맞는 천생연분 우정이고. '세빈'에게 해태호 죄수이자 환 삼촌의 가족이니 같은 반역자 신세로 치켜세운 '김 민'과의 관계가 삐끗했을 뿐이었다.

"왜 너는 이 선택을 한 거야?"라고 묻는 이유를 답해야 하는 주인공의 입장은 소설에서 흡사 독자에게 하는 뉘앙스처럼 느꼈다. 질문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어떤 사람인지 증명하고 소개하는 목적이 있었다.

《감정의 냄새를 맡는 세빈의 능력》

냄새를 유독 잘 맡으면 동물의 감각과 비슷하다는 표현을 한다. 인간보다 동물의 후각이 믿을 만 하니까.

감정의 냄새를 맡을 줄 아는 '세빈'의 특별한 특징은 감지될 때마다 타인의 기분을 살피는 태도가 시각이 아닌 후각이라는 접근이었다.

죄책감의 냄새는 어떤 냄새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별의 건너편 작별의 건너편 1
시미즈 하루키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5월
평점 :
품절



【스튜디오 오드리·모모 출판사

오!드림(Oh! Dream) 서포터즈 4기】

『작별의 건너편』

시미즈 하루키 |지음

김지연 |옮김

스튜디오 오드리 / 모모 |출판



【야마구치 모모에】

5월 9일. 우타다 히카루(宇多田ヒカル , Utada Hikaru)의 노래"First Love"를 바탕으로 만든 시리즈 「First Love 初?」 마지막화를 본 날에 이 소설을 펼쳤다. 가제본 70쪽에서 '야마구치 모모에(山口 百? , Momoe Yamaguchi)'의 "작별의 건너편"이 나오자 바로 그 곡을 재생했다. 80년대의 J-POP이었다. 느긋한 음과 작별하면서 감사 인사하는 가사에 빠져들었다. 어느 글에서 봤는데 장국영 영화 「금옥만당」에서 야마구치 모모에를 좋아하는 캐릭터를 장국영이 연기했었다고 했다. 인지도 있는 가수였구나 처음 알았다. 혹시 이 작품도 작가님께서 노래에서 연상했다던가, 노래를 좋아하시나. 책제목과 같은 노래가 실제 했다니 좋았다. 듣자마자 옛날 그때의 사람이 된 듯 했기도 했다.

 

【어쩌면 공통되는 세계관'재회'】

평소에 이루어지기 힘들 거라고 생각해서 잊고 있던 '재회'를 죽고 나서 가능하게 하는 일본 판타지 소설 세계관은 표현은 달라도 이어지는 게 아닐까. 『작별의 건너편』에서도.

 

【인생 마지막 24시간】

이 소설은 '존재가 소멸되기 전, 인생 마지막 24시간' 작별의 건너편에서 안내인 K를 만난다. 도저히 가벼울 수 없었다. 작별의 건너편 신청서 종이를 쓰면서 몰입했다. 내가 먼저 엄마보다 세상과 작별하게 됐다고 가정하고. 뭐라고 전해야할까. 마지막이라는 가정은 아리고, 목이 메이게 만들었다. 편의점이나 카페 24시간은 좋았는데 인생 마지막은 진지하게 만들었다. 허무한 마지막이 아니었다. 이어지는 마지막이었다.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소설】

예전에 시간이 무료했을 때 거실과 부엌 사이에 있는 벽 시계의 초침과 시침을 뚫어져라 보면서 시간이 바뀌는 1분의 찰나를 눈으로 보겠다고 본 적이 있었다. 잠에서 깨서 잠에 드는 것으로 끝났었던 24시간 일정이 『작별의 건너편』에서 단 하루, 마지막이었다. 그런다면 그 순간의 날씨, 그리고 몇 초 단위로 시간이 소중했다.

 

【평소의 모습으로, 현세에서 당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존재와 『작별의 건너편』덕분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작별의 건너편』의 설정에서 작별의 건너편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이승의 사람들이 기억해주고 있기 때문에 존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랬다. 기억에서 잊혀지면 존재도 옅어진다는 것. 잊혀지고 잃어버린다는 슬픔은 형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진이 소중하다.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입을 옴싹달싹하기만 하고 꼭 하고 싶은 말을 전하지 못했던 다 할 필요가 있다. 평범하게 이름이나 호칭 부르는 것마저도.

 

제1화 히어로스.

제2화 방탕한 아들.

제3화 제멋대로인 당신.

 

가제본에서는' 안내인 K와 만난, 죽은 존재'가 셋이 나왔다.

이 세 이야기 모두 와락 안은 느낌이 들었다.

와락, 갑자기 살아있는 존재를 안으면 체온을 느껴진다.

1화《히어로스》에서는 영웅(hero)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 가족을 사랑하는 히어로. 내가 되고 싶은 히어로.(와락)

2화《방탕한 아들》에서는 잘 살기에는 늦었다. 싫어하는 줄 알았으나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이제 알아차렸다. 어른은 부모 앞에서 아이 같아졌다.(와락)

3화《제멋대로인 당신》는 이름이 불리고 귀를 쫑긋 세울 것 같은 죽은 존재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생각하면서 걷는다. 그가 이름 불리는 행복을 더 누리지 못하지만 그녀를 소중히 대하는 마지막임을 아는 독자로서도 지켜보게 됐다.(와락)

영원한 가족이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두드렸다.

이 글을 만난 당신도 『작별의 건너편』을 읽고 엷은 따뜻한 미소를 짓는 독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안내인 K의 사연 궁금하네요!)



+

시미즈 하루키 작가님이 인스타그램 댓글을

서프라이즈로 달아주셔서 독서한 것이 기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