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느낌은 어떤 모습이니?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20
앤디 J. 피자.소피 밀러 지음, 김세실 옮김 / 불광출판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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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신선한 감각의 그림책이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감정 표현에 서툴다 보니, 말하기 곤란하면 그저 한 마디 말로 퉁칠 수 밖에...
"몰라요."
뒤표지를 빼곡하게 채우는 감정 단어들만 기억해도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들, 소리, 냄새, 맛, 그리고 촉감들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눈맞춤이 가능하게 한 일러스트는 매우 독보적이다.
독자들에게 협업을 요청하는 방식도 재미있다.

-이제 상상해 봐. 아래 그림은 무슨 냄새일까?-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여 거치면서 아이들은 외부로부터의 감각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게 되고, 복잡한 자신의 감정을 스스럼없이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게 될 것이다.
책과 함께 온 독후활동지에는 투명안경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키트가 준비되어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꼭 활용하기 바란다.
그림책이 마련한 의도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

앤디와 소피 두 작가는 각자의 생각 깊숙이 뛰어드는 무대를 마련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지었다고 한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내면을 차근차근 살피는 경험이 점점 쌓이다 보면 순간 스치는 멋진 생각을 알아차리고 굉장한 발견으로 키워 나가는 힘도 길러진다는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는 투명안경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는 투명안경을 여기에 반납해 주세요.-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우리에게는 조금 더 특별한 능력이 생겨나 있음을 알게 된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풍경이 어제와는 분명 다르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언제나 전부 다 볼 수는 없을 거야.
 하지만 몇 가지 정도는 볼 수 있지. 
 이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언제든 찾을 수 있을 거야...-

누구라도,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느낌이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기를 수 있다면 더욱 건강한 감수성을 장착하게 된다고 믿는다.
주름진 마음을 쫙 펴고, 자신의 느낌을 마음껏 표현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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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완두콩
조수진 지음 / 어흥대작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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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주비행사의 꿈을 품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힘껏 노력한 완두콩 한 알의 감동 스토리다.
제목에 걸맞게 그림책의 판형 또한 커다랗다.
게다가 가로로 길어서 펼침화면은 장대한 우주를 기꺼이 품을 듯 하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표지 디자인은 그림책의 가치를 한층 드높인다.
역시 '2023 우수 출판콘덴츠 선정작'이라는 명성을 얻을 만하였다. 

독자들은 일러스트를 통하여 세상에서 가장 멋진 완두콩밭을 구경할 수 있다.

-이렇게 와글와글 잘 자라는 완두콩들이 원하는 건 딱 하나! 기가 막히게 멋진 완두콩 통조림이 되는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주인공 완두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한다.
농부의 집 창문 너머 TV에서 우연하게도 우주비행사를 목격한 그 날 이후,  완두에게는 다른 행성으로 가고 싶다는 별난 꿈이 생겨났다.
그리고 자신이 진짜 우주 비행사가 되어 금방 다른 행성으로 갈 것처럼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하였다.
대단하지 않은가!

-우주는 엄청 덥고 엄청 춥고...
  체력단련!
  수영 연습! 잠수 시간 늘리기
  자연과학, 생물과학 책 읽기
  지구력, 우주비행사 훈련 프로그램-

치밀한 목표와 흔들리지 않는 뚝심으로 일관하는 완두의 긍정 에너지가 인상적으로 와 닿았다.

-매일을 그 계획대로 착실하고 치열하게 노력했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말이죠.
 기분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우울할 때도 말이죠.-

드디어 보금자리를 떠나 세상 속으로 날아가는 연두의 현실적인 모습이 당차고 재미나다.
하지만 삶이란 늘 예측 불가한 것.
완두에게도 어김없이 닥쳐 온 시련이 있었으니...
도마뱀과 카멜레온의 습격을 피해 죽을 힘을 다해 달려야 했고, 약육강식의 처절한 최후를 목도해야만 했다.
마음이 서글퍼질 때면 꿈을 접고 완두콩밭으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에 스르르 빠져들기도 하고 말이다.
끝내 연두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꿈을 이룬다면 그 꿈의 가치는 무엇일까?

뒤면지 속 수많은 완두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서 슬몃 웃음짓게 된다. 
모두의 개성있는 꿈들을 응원하고 싶다.
꿈은 클수록 좋다고 한다.
황당한 것이어도 괜찮다.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스스로의 능력이 향상되고,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이룰 때마다 성취감과 함께 도전 정신까지도 기를 수 있으니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한눈 팔지 않고 목표에 집중하다보면 어느 날 우연처럼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그 순간을 절대로 놓치지 말자.

그림책을 읽는내내 가슴이 웅장해졌다.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네 꿈을 펼치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꿈의 실현이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올바른 삶의 태도와 바람직한 가치관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꿈 & 삶 그림책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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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옥 뽀뽀해 줘!
오언 매크로플린 지음, 폴리 던바 그림, 홍연미 옮김 / 미세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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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별 하나를 품듯 소망을 담뿍 담은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고 사랑스런 책인데 뒤집어서도 읽을 수 있다니 흥미롭기까지 하다.
귀여운 그림체에 감탄하면서 끝까지 다 읽고나니, 
시 '사랑하는 별 하나'(이성선)가 떠올랐다.
외롭고 쓸쓸해질 때마다 우리는 누군가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진다.
고슴도치와 악어 또한 그러한 시간을 살고 있나보다.
나 또한 위로가 필요한 모든 존재들에게 별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잘 자, 안녕!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

앞표지 속 주인공은 아기 호랑이다.
껴안아주고 싶을만큼 사랑스럽다.
까치발을 들고 엉덩이를 곧추세운 채 간절히 뽀뽀를 원하는 아기 호랑이가 바로 내 곁에 있다면 어떨까?
당연히 뽀뽀 쪼옥!
오색 별사탕이 팡팡 터지는 달콤한 '쪼옥'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였다.

-"나 자러 가야겠어.
  잘 자라고 뽀뽀해 줄 수 있어?"
  호랑이가 물었어요.-

하지만 아기 호랑이가 만나는 동물들은 어찌된 일인지 한결같이 호랑이와의 스킨십을 피하는 눈치다.
아무리 아기라도 호랑이이기 때문일까?
핑계를 대며 꽁무니를 빼는 동물들의 모습이 가관이다.

달님은 조금 다른 캐릭터로 등장한다.

-달님은 호랑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어요.
 "내가 뽀뽀해 줄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그런데 저기 누가 오는데?"-

지금부터가 놀라운 반전의 시작이다.
누가 오는 것일까?
편견을 버리고 마음껏 상상해보라!
단순한 우리 집 잠자리 그림책의 가치를 뛰어넘는 가슴 뭉클한 서사가 압권이다.
이 책의 주요 키워드 중의 하나인 스킨십에 대하여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뿐만 아니라 선입견이나 조롱, 냉대, 위선, 따돌림과 같은 부정적 관념에 대한 인식 제고 및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태도 또한 필요할 듯 하다.

그림책의 딱 절반에 이르렀다면 이제 뒤표지로 넘어가서 오른쪽으로 반바퀴만큼 스르르 책을 돌려보자.
이번엔 귀여운 아기 악어~
호랑이 대신 악어가 등장한다는 것만 다를 뿐 앞과 똑같은 내용이 반복되어서 리듬감있게 읽을 수 있다.
그러고보니 상대 동물들도 다르다.
그런데 악어에게는 더 나쁜 일도 생긴다.
큰부리새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이 말 때문이다.

-"누구라도 나한테 잘 자라고 뽀뽀해 주면 안 돼?"

 "우리는 우리끼리만 뽀뽀해.
  그러니까 네가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잠자리 그림책이라는 일반적 소개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내면에서 올라오는 생각들이 많아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품고 있을 수록 온기가 더해지는 매력이 있다.
세상 사는 일이 때론 힘들고 외로운 어른들에게도 슬며시 건네주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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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달 달려요 웅진 우리그림책 113
김도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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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달 소리내며 달리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표지 그림에서 보듯이 바로 이 경운기다.
경운기는 사실 농기계이지만 시골에서는 훌륭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좁은 길, 울퉁불퉁한 길도 문제없이 달릴 수 있다.
계절은 가을이 한창인데 경운기를 함께 타고, 세상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
대체 어디를 가는 걸까?
나로서는 전혀 상상도 못한 스토리 전개에 멈칫하였지만 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유쾌한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토록 정겹고 아름다울 수가 있다니...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흉내내어 읽으면 더욱 정겹다.
가을이 완연한 시골 마을을 풍요롭게 그려낸 작가의 그림 솜씨에 반하고, 정이 넘치는 삶 이야기에 또 한 번 더 반하였다.

이왕이면 표지 그림은 펼쳐서 감상하기로 하자.
가로 판형이라서 펼침 화면이 너무 시원하다.
게다가 앞ㆍ뒤면지는 물론 표제지까지 아낌없이 그림으로 꽉꽉 채워 퍼주는 작가의 귀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림 읽는 맛 또한 제대로다.
농번기의 농촌 풍경을 디테일하게 살펴볼 수 있어 관련 학습 자료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농촌을 소개하고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게 하는 소중한 기회로 삼을 수도 있겠다.
궁금하고 기대되는 그림책 속으로 쏘옥~
앞면지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아...! 이장입니다. 에...내일 그...저 산 너머 탕 씨네 가는 거 아시쥬?-

시골 마을의 이장님은 주민들의 사정을 다 꿰뚫고 있나 보다. 마을의 발전을 위한 복지 사업 뿐만 아니라 주민 간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는 모습을 이 책을 통하여 알 수 있었다.
'탕 씨네'
우리 나라 촌락이 당면한 현실 고민까지도 아우르는 남다른 안목에 엄지 척!
기막힌 반전이나 마법의 순간은 없지만 따뜻한 관심과 시선으로 빚어낸 서사에는 진심이 가득하다.
곱씹어 읽을 수록 맛있다.
김도아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졌다.
그동안 23권의 그림책 작업을 하셨다는데, 나로서는 처음 만나는 작가이다.
이번 책은 본인의 여섯 번째 창작 그림책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한 근황을 보면서 불꽃처럼 응원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났다.
'좋아요' 꾸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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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야? 알맹이 그림책 68
크리스티앙 볼츠 지음, 김시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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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림책이다.
일러스트는 재미있고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하였다.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며 무릎 위에 놓고 읽기에도 딱 좋은 사이즈다.
그림책의 표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니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질문 하나가 있다.
'나는 누구일까?'
새로운 인연을 만날 때마다 그 사람들에게서 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롤링 페이퍼에 적혀 있던 문장들도 생각났다.
나는 나일 뿐인데 사람들은 이런 나를 전혀 다르게 보기도 하였다.
진짜 내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림책 속 아이를 뒤따라 가다보면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길을 걸으며 만나는 모든 대상에게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있다.
남자 아이, 강아지, 거미, 생쥐, 고양이, 나비, 박쥐, 아기, 달팽이, 친구, 외계인, 개미, 늑대, 그리고...
"나는 누구예요?"

우스꽝스러운 녀석!
약하고 쪼끄만 아이...
정말 포근해!
가족 중에 제일 다정해...
이상한 애...
힘도 세고 엄청난 녀석
끔찍해!
너무 무서워!
가장 친한 친구
아주 고약해!
멋진 친구!

아이는 답답하고 혼란스럽다.
대체 나는 누구란 말인가!
길 오른쪽 끝에 집 한 채가 보인다.
아마도 아이가 돌아갈 집이 맞을 것이다.
뒷이야기는 그림책 속에서 직접 확인해 보기를...

인상적이었던 몇 개의 장면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거미와 아이의 만남이다.

-으악, 끔찍해!-

누군가가 나를 향하여 대놓고 이런 말을 한다면 정말 기분이 나빠질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거미의 표정과 아이의 표정이 똑같아서 매우 흥미롭다.
서로가 서로를 끔찍하게 여기는 듯 하다.
이 장면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그림책에서는 아이의 질문에 거미가 답을 한 것이라지만 입장이 바뀌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싫은 티를 내면 그 사람도 단연코 나를 싫어하게 되어 있다.
그림책 속 아이와 거미처럼 말이다.
역지사지의 태도로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순간이었다.
뒤면지도 강렬하다.
"나는 누구예요?"
우리가 언제까지나 이러한 질문을 품고 살아가기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지 않은가!

《너는, 너야?》
처음에는 제목에 붙은 물음표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
서로의 개성을 이해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상대인 '너'를 '너' 그 자체로 인정하였을 때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교훈을 얻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세대를 막론하고 함께 읽으면 좋을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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