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들이 점점 잊혀져 간다.사회 구조의 변화로 이제 더 이상은 현대인들의 생활방식과 맞지 않아 사라지는 것이리라.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시풍속은 현대사회에서도 가족과 이웃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공동체 의식을 높이며,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고 있는 소중한 유산임에 틀림없다.또한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내 어릴 적 아름다운 기억들도 세시풍속과 함께 있다.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 특별히 일년 중 달이 가장 밝고 크다는 정월대보름의 풍경을 한 권의 그림책으로 만날 수 있다니... 행운이다.반갑고 설레는 마음으로 첫장을 열었다.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대보름날 아침의 구름골이 한눈에 들어왔다.소담스러운 마을 풍경이 눈꽃처럼 포근하다.대보름을 맞아 분주한 마을 사람들이 잔치를 준비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일러스트가 대박이다.오밀조밀하면서도 섬세한 묘사가 감탄을 자아낸다.눈꽃송이 하나 하나에도 표정을 담아낸 듯하였다.눈 내리는 시골 마을을 구석구석 살펴보느라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렀다.어느 순간, 난데없는 생각 하나가 끼어 든다. '그런데 오늘 밤, 달맞이는 할 수 있을까?'대보름 잔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달님께 소원 빌기다.다시 표지 그림으로 돌아가 보면 노란 달을 향하여 각자의 소원을 빌고 있는 아이들과 멋진 조우를 하게 된다.그렇다면 안심이다. 이제 대보름 행사는 순조롭게 잘 진행될 것이었다.나도 얼른 페이지 속으로 들어가서 눈이 그치기를 기다렸다.-어느새 함박눈이 그치고 햇살이 비쳤어요. 앙상한 당산나무*에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어요. 봄꽃이 서둘러 피어난 것 같았어요.-*당산나무:마을을 지켜 주는 신이 깃들어 있다고 여겨지는 나무이다.이 그림책의 흥미로운 점은 당산나무 외에도 더위팔기, 달맞이, 달집태우기, 쥐불놀이처럼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낱말에 대한 주석을 달아 놓았다.글과 그림을 주의깊게 살피면서 낯설지만 세시풍속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교사나 양육자들이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에는 미처 그림책에 다 담지 못한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면 더욱 풍성하겠다.출판사에서도 대보름 풍습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독후활동지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고 하니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알고보니 이 책은 2009년에 처음 나왔다가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라고 한다.어쩐지 뭉클해진다.그야말로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책을 읽는 모든 어린이 독자들이 우리 전통 문화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