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파르의 하루 알맹이 그림책 80
아르노 네바슈 지음,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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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일상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괜스레 꽃들의 안부를 묻고, 내 안의 목소리를 꺼내어 바람결에 실어도 보면서 온 몸의 감각을 활짝 열어 젖힌다.
반복되는 일상이 나를 지치게 만든다면 지금 바로 여기에 주목하라!
마침 오늘 나는 어느 청소부의 일상을 보여주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일상은 반복이다.
누구라도 그러할 것이다.
청소부 가스파르의 하루 또한 다르지 않다.

-모두가 잠든 이른 아침, 가스파르는 눈을 떠요. 가스파르는 청소부랍니다. 쓰레기통이 꽉 차, 길거리에 흘러넘치지 않게 하려면 아주 일찍 일어나야 하지요.
집을 나설 채비를 하는 가스파르는 고요한 이른 새벽 시간을 아주 좋아해요.-

이렇게 시작되는 그림책은 마지막 페이지에서 똑같은 장면을 다시 한 번 더 보여준다.
일상의 반복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적 장치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복사본은 아니다.
우리는 매일 똑같은 일상이라며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지만 정작 똑같은 하루는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그림책은 일상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며 우리 모두의 삶을 축복하는 이야기이다.
감각적인 일러스트는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왼쪽 페이지와 오른쪽 페이지를 구분지어 읽는 방식은 새롭다.
마치 일상 속의 리추얼처럼 말이다.
말하자면 서사는 오른쪽 페이지로 읽고, 짬짬이 정보는 왼쪽 페이지를 통하여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인 것은 일상의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힘껏 사랑하는 문장들이다.

-가스파르는 고요한 이른 새벽 시간을 아주 좋아해요.-

-잠든 도시의 불빛 아래, 텅 빈 거리를 걷는 이 시간이 가스파르는 늘 즐거워요.-

-가끔은 코를 막거나 눈을 질끈 감아야 할 때도 있지만, 엘사와 가스파르가 지나간 자리는 늘 깨끗해져요.-

-가스파르의 하루에는 매일 사소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있어요.-

-그중 가스파르가 가장 기대하는 순간은 바로 이 골목을 지날 때예요.-

-가스파르에게 가장 소중한 건, 매일 아침 마주치는 작은 순간들이에요.-

-이제 가스파르는 마음 놓고 쉴 수 있어요. 내일 아침 또다시 반가운 얼굴들, 고양이의 가벼운 발걸음, 새벽녘의 가로등 빛......그리고 노란 우비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으니까요.-

하루 하루가 쌓여 우리의 삶이 된다.
반복되는 일상이 곧 인생인 것이다.
책장을 덮은 후, 새삼스러운 질문 하나가 생겨났다.

"나는 나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에는 거리 청소부들의 작업 내용과 더불어 주변의 일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독후 활동을 병행한다면 더욱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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