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기를 소개하는 멋진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18가지 국악기를 연주하는 그림과 함께 실제 소리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솔직히 처음 접하는 악기들도 있었다.오케스트라 연주회는 자주 가는 편인데, 국악 연주는 들을 일이 없던 터라 무엇보다도 귀한 경험이 되었다.-툭툭툭 툭툭툭 툭툭툭 축 소리가 들려요. 호기심 많은 호랑이가 귀를 기울여요.-호기심 많은 호랑이라니!이처럼 운율과 리듬감을 살려낸 문장들이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어디 그 뿐인가!악기 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들도 텍스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툭툭툭 축 덩덩덩 좌고 뎅뎅뎅 편종 끼이이잉 낑낑 아쟁 휘요오 대금슬기둥덩둥당동딩 거문고 디링 디링 디리링 비파 휠릴리 생황삐리리 단소깽깨깽 깽 해금...호랑이는 우리나라 전래동화 속에서 친근하게 등장하는 동물이다. 이러한 호랑이를 앞세워 국악기 탐색을 시도하려는 발상이 재미나다. '툭툭툭' 축 소리로 시작되는 이 그림책은 18가지의 국악기를 탐색하는 동안 다양한 감정들을 불러 일으킨다.모든 악기마다 큐알코드를 찍으면 즉각적으로 소리 탐색도 가능하다.타이포그래피로 처리된 의성어들이 다채로운 음색과 빛깔로 페이지를 수 놓고, 각 악기들의 선율 표현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리소프린트 방식으로 작업한 일러스트 또한 특징적이다.가장 궁금했던 페이지이다.어떤 악기도 보이지 않는데 소리 큐알코드는 켜져 있다.아! 역시...활력 넘치는 풍물패의 소리를 동적인 색감과 이미지로 표현한 솜씨에 새삼 감탄하게 되는 순간이었다.호기심 많은 호랑이의 여정을 따라 온 국악기 여행의 종착역은 어디일까?-탁탁탁 드르륵 탁탁탁 드르륵 탁탁탁 드르륵 조용히 자리잡은 호랑이는 등을 쓰다듬자 어가 되어 스르르 잠이 듭니다.-참으로 소담스럽고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가!책을 읽는 동안 국악기의 매력에 흠뻑 빠진 나 또한 호랑이의 마음처럼 즐겁고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