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안 에르보의 매우 특별한 그림책을 만났다.'세상 모든 엄마와 아빠들에게'앞면지 속 헌사를 확인하는 동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이제 뒤면지를 읽을 차례다.어라!글자가 뒤집혀 있다.책을 돌려서 읽는다.'세상 모든 엄마와 아빠들에게'앗!헌사가 똑같이 반복된다.여기가 분명 뒤면지가 맞긴 한데 어쩌다가 또 다른 책의 앞면지가 되는 재미있는 구성이다.《코알라는 책읽기를 좋아해요》《곰은 겨울잠을 자고 싶어요》두 가지 제목의 서로 다른 그림책이 한 권으로 묶여 있으니 마치 1+1의 행운을 잡은 듯 즐거웠다.한 권의 책이 품고 있는 두 가지 이야기는 등장인물도, 배경도, 사건도 모두 다르다.그렇지만 둘은 공통점이 많다.첫째, 아기와 함께 읽으면 명사와 동사 몇 가지를 배울 수 있는 말 배우기 그림책이다.둘째, 코알라 엄마와 곰 아빠의 하루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육아의 고단함과 사랑스러움이 아련하게 피어난다. 셋째, 세상의 모든 양육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며 심연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에너지가 느껴진다.넷째, 두 그림책의 엔딩 장면이 꼭 닮았다.생동감 있는 선과 여백, 그리고 콜라주의 조화로움으로 빚은 일러스트 또한 깊은 사색을 건네는 듯하다.두 가지 이야기 모두 텍스트가 아니라 일러스트로 읽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코알라가 왜 책읽기를 좋아하는지...곰은 왜 겨울잠을 자고 싶어하는지...안 에르보 작가는 매번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이번 그림책에서도 그러한 의도를 충분히 확인할 수가 있었다.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말 배우기 그림책'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작가 특유의 문법을 활용한 복합 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성인들에게도 커다란 감동을 선물하고 있지 않은가!누구라도 함께 읽고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