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의 마음밭에 '회복탄력성'이라는 키워드를 씨앗처럼 가만가만 심어주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작고 까만 씨앗 하나가 품고 있을 커다란 우주를 상상해본 적 있는가! 꽃씨 속에는/ 파아란 잎이 하늘거린다 꽃씨 속에는 / 빠알가니 꽃도 피어 있고 꽃씨 속에는 / 노오란 나비떼도 숨어 있다. 최계락 동시 '꽃씨'를 떠올릴 때마다 시인의 놀라운 감수성에 새삼 탄복하게 된다. 우리는 그 안에서 희망을 읽는다. 고요와 평화의 감정까지도 덤으로 얻을 수 있어서 내가 즐겨 노래하는 동시이다. 이 책의 주인공 밀리 또한 꽃씨처럼 커다란 우주를 품고 있는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실수왕이라는 부끄러운 현실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회복탄력성이 있기에 다 괜찮다. 독자들은 밀리의 이야기를 통하여 결코 시들지 않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안 돼, 뭘 해도 안 돼!" 혹시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살지는 않는가? 자꾸만 부딪히고 넘어지다보면 누구라도 자포자기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대로 방치하면 한없이 가라앉고 말 것이다. 밀리도 마찬가지였다. 밀리의 꿈은 가장 빠른 달리기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허들 경주에 나갔지만 장애물 뛰어넘는 걸 깜빡하고 우당탕 쿵쾅 부수면서 달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아유, 창피해." 밀리가 중얼거렸어. "허들 경주 선수? 아니, 허들 격파 선수겠지!" "그냥 고양이들이 있는 나무 위에 숨어 있을래." 밤이 되자 밀리는 나무 위에서 내려오고 싶어졌다. 하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밀리는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어야만 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어려움을 극복한 뒤에는 반드시 성공도 뒤따르는 법이다. 그림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추어 이러한 삶의 공식을 재미나게 잘도 풀어내었다. 부록 페이지의 '양육자를 위한 스페셜 칼럼' 또한 무심코 지나치지 말기를...우리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키우기 위한 팁을 제대로 얻을 수 있다. '실패해도 괜찮아, 회복 탄력성만 있다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이들에게 반짝이는 용기와 따스한 위로를 전하는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