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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판다 편의점 1 -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 ㅣ 다판다 편의점 1
강효미 지음, 밤코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2월
평점 :
강효미 작가의 엉뚱한 상상력으로 절묘하게 빚어낸 새로운 시리즈 동화 《다판다 편의점》.
'다판다 편의점'에는 없는 것이 없다. 게다가 다른 편의점에서는 결코 살 수 없는 특별한 그 무엇도 있다.
그래서 '다판다 편의점'이다.
굳이 따지자면 한 가지 의미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이 편의점 사장님이 '두둥'이라는 이름의 판다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다판다 편의점'은 없는 게 없지만 아무나 살 수 없는 물건들을 파는, 판다 무리들이 운영하는 유통회사라는 설정인데 매우 그럴듯하면서도 재미나다.
시리즈 1권의 대표 물건이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이라면 2권에서는 '지우고 싶은 기억을 말끔히 지워주는 싹싹 물티슈'라고 당당하게 예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2권이 더 기대된다.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 사용설명서
🍬입에 넣으면 달콤한 딸기 맛이 났다가, 상큼한 포도 맛이 났다가, 아주 신 레몬 맛이 난다.
🍬입에 넣고 다 녹을 때까지, 내가 원하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바꿔 준다.
음~사탕 한 개로 세 가지 맛을 차례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끌린다.
하지만 사탕을 녹여 먹는 동안 내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변할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았다.
"사 갈 거야, 말 거야?"
평소의 나라면 당연히 안 사겠지만, 책 속 주인공 오만재는 다르다.
만재는 둥실초등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말썽꾸러기이다.
"주세요, 체인지 사탕!"
만재는 서둘러 계산하곤, 허겁지겁 뛰어서 학교로 향했다.
그래도 지각이다.
만재는 어제도, 엊그제도 혼이 났다.
그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만재는 사탕 한 알을 까서 입에 넣고 맛을 음미한 다음 선생님께 전화를 하였다.
만재 엄마인 척하며 만재를 혼내지 말아달라고 한 것이다.
사탕 한 봉지를 다 먹을 때까지 목소리를 바꿔가며 만재의 장난은 하루종일 계속 되었다.
마침내 사탕 봉지에 사탕이 단 한 알 밖에 남지 않았다.
"쩝, 체인지 사탕만 있으면 매일매일 엄청 신날 텐데......"
체인지 사탕을 사러 가고 싶지만 돈이 없다.
만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잠시 후 편의점으로 수상한 전화가 걸려 왔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처음엔 분명 어른 여자의 목소리였는데, 순간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바뀌더니 툭, 끊겨 버렸다.
두둥은 몹시 화가 났다.
두둥으로서는 정말로 귀찮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셋째, 손님이 물건을 잘못 사용했다면,
물건의 포장지를 돌려받아야 한다.-
장사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두둥이지만 그래도 나름의 규칙 세 가지는 엄격하게 지키는 편이다.
문 여는 시간도, 문 닫는 시간도 사장님 마음대로이며 문을 여는 날보다 닫는 날이 더 많은 '다판다 편의점'은 동네 사람들에게 평판이 좋지 않았다.
"졸려!"
"귀찮아!"
"하기 싫어!"
"온종일 뒹굴뒹굴하며 놀고 싶단 말이야."
편의점 사장인 두둥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다.
손님이 오건 말건, 누가 흉을 보건 말건 뒹굴뒹굴하다가도 마법의 주문이 걸리면 완전 달라진다.
"그래! 나는 놀기 좋아하는 느림보 판다. 하지만 '사장님 마음대로'라는 말을 들으면 더는 느림보 판다 아니야. 난 신이 나! 사장님 마음대로라니! 사장님 마음대로라니!"
편의점에서 뭘 고를지 고민하다가 판다 사장님 덕분에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을 얻게 되는 만재, 그리고 만재 덕분에 두 번씩이나 마법의 주문에 걸리게 된 느림보 판다.
두 주인공이 엮어내는 재치 만점의 유머 코드는 어린이 독자들의 적극적인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일이든 공부든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내적 에너지가 터져 나올 때 더욱 즐겁고 신나는 법이다.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질 줄 아는 만재의 태도 또한 사랑스럽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재미나게 책장을 넘기다보면 누구라도 두 주인공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