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 이어서 이번에 소개할 책은 '우리 친구 알폰스 7'이다. 스웨덴의 국민 작가 구닐라 베리스트룀이 쓴 알폰스 시리즈 25개 중에서 우리 나라에 소개된 일곱 번째 이야기인데, 책을 읽다보면 작품 속 알폰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인지 누구라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이러한 선한 영향력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삶의 소중한 가치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작가가 밝혔듯이 '이 아이들이 언젠가 힘을 갖게 되거나 부모가 되었을 때, 좀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더 나은 싸움을 하고, 더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알폰스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길에서 싸움이 벌어질 것 같으면 그냥 피해 버린다. 피할 상황이 못 되면 곧바로 항복하는 척 한다. 아이들은 그럴 때마다 겁쟁이라고 놀리거나 힘이 없어서 싸우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알폰스는 사실 매우 힘이 세다. 다만 몸으로 싸우는 게 싫을 뿐이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이다. 놀랍지 아니한가! 어디 그 뿐이랴! 어느 날, 새로 전학을 온 말썽쟁이 세 명이 알폰스에게 싸움을 걸어 왔는데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만! 그만!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알폰스한테는 소용 없어. 싸움이 안 돼! 알폰스는 싸우지 않으니까. 정말이야. 알폰스는 안 싸워!"- 그런데도 세 아이는 알폰스를 놓아주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아이들 앞에서 알폰스가 직접 말했다. "맞아. 난 싸움 못해. 난 싸우지 않아. 싸울 생각도 없어. 싸우지 않는 게 더 좋으니까." 한 순간에 주변을 완전히 평정시켜버린 우리의 알폰스에게 엄지 척!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그 다음 행동이 더 멋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목공 놀이터로 가서 오두막 짓기를 계속하는 알폰스... 이것을 본 말썽쟁이 셋도 더 이상 싸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모두가 함께 멋진 오두막을 완성한다는 스토리는 뜻밖의 충만한 메시지였다.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그 누구도 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였다. 이번 책에서는 알폰스의 아빠와 할머니도 등장한다. 알폰스가 싸우지 않는 것에 대해서 아빠와 할머니의 생각이 서로 다르다. 아빠는 싸울 수 있는 건 좋은 거라고 하고, 할머니는 알폰스가 싸우지 않아서 좋다고 한다. 대다수의 부모들처럼 알폰스의 아빠 또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먹을 날려야 한다며 알폰스에게 몇 가지 동작을 연습시켰다. 알폰스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안 하면 아빠가 실망할 것 같아서 따라하였다 할머니는 알폰스가 착해서 싸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폰스는 굳이 착해서가 아니라 그냥 싸우고 싶지 않을 뿐이다. 알폰스의 이야기를 통하여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 듯하다. 아이들 세계에서 '싸움'이란 어른들과는 그 본질이 다르다는 것이다. 관점이 다르면 해결책도 다른 법이니 섣불리 어른들이 아이들 싸움에 관여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