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아빠 라임 그림 동화 41
조르조 볼페 지음, 파올로 프로이에티 그림, 김자연 옮김 / 라임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침에 눈을 뜨니 온 세상이 하얗다.
어제 본 그곳의 풍경이 낯설게 보인다.
산은 더 웅장해졌고, 나무들마다 눈꽃을 피우느라 부산스럽다.
아무도 걷지 않은 순백의 길 위에 서면 온갖 시름이 등 뒤로 숨어들고, 소담소담 내려 쌓이는 눈송이들은 내 어깨를 토닥이는 듯하다.
이런 날은 눈 그림책을 읽고 싶어진다.
그렇게 선택한 이 그림책이 너무나도 예뻐서 자꾸만 자꾸만  쓰다듬고 있는 중이다.
아껴가며 천천히 페이지를 넘긴다.

그림도 글도 하얀 눈처럼 반짝거렸다.
남극에 사는 펭귄의 알이 어떻게 북극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표제지에 담긴 헌사의 내용처럼 우리들의 멋진 상상력 하나만으로도 완벽하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멋진 상상력을 가진 모두에게_조르주&파올로*

탁......, 빠지직!
방금 알에서 깨어난 펭귄은 춥고 외로웠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는 것이다.
저 멀리 작고 까만 동그라미가 보였다.
동그라미가 조금씩 조금씩 커지더니 어느새 가까이 다가왔다.
눈 덮인 설원 풍경 속 까만 동그라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까만 동그라미는 바로 우리 아빠 토모의 코였어요.
 아빠는 부드럽고 따스한 팔로 나를 감싸 안아 주었답니다.
 자장가도 불러 주었고요.
 나는 두 눈을 살며시 감았어요.
 이제 세상은 더 이상 하얗고 차갑기만 한 곳이 아니에요.-

북극곰이 남극의 아기 펭귄을 품에 안고 있는 이 장면은 과연 대박이다.
눈 그림책이 이토록 따스할 수 있다니!
실제로도 펭귄의 세계에서는 엄마 펭귄 대신 아빠 펭귄이 갓 태어난 아기를 돌본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 지금부터는 그림책을 통하여 북극곰이 아기 펭귄의 아빠가 된 사연을 알아보기로 하자.

아기 펭귄 팔리노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
아빠는 그 모든 것을 알려주기 위하여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한다.

-"주황색은요?"
 아빠가 왜 주황색을 보여 주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주황색은 안 돼!"
 아빠는 늘 이렇게 말했어요.
 그때마다 나를 바라보는 아빠의 커다란 눈이 촉촉해졌지요.-

언젠가는 다가올 이별의 아픔을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 페이지에서 오래도록 머물렀다.
일러스트가 전달하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은 언제나 해피 엔딩이다.
극적인 반전은 그림책 속에서 직접 확인하면 좋겠다.
더욱 특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