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밤을 없앨 거야! 엉뚱하고 발랄한 3
엘렌 고디 지음, 시모네 레아 그림, 김지형 옮김 / 두마리토끼책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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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에 무딘 나에게 밤의 다양한 빛깔을 만나게 해 준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라면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 맞닥뜨려보았을 것이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는 끝없이 놀고 싶고, 육아에 지친 어른은 이제 그만 쉬고 싶다.
강압적으로 재워 보려 하지만 통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장면은 정말이지 짠하였다.
더 놀고 싶어서 눈물로 호소하는 아이도 그렇고, 지칠대로 지쳐버린 엄마도 그렇다.

-"엄마, 나는 밤을 없애고 싶어요.
 내가 밤을 싹 벗겨서 없애 버릴 거야."-

그림책을 열어본 순간, 깨달을 수 있었다.
여기에는 절묘한 기술이 필요하다.
아이의 생각이 스스로 바뀌도록 재치있는 말 재간과 함께 부드러운 미소를 장착한 엄마표 특제 무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과연 엄마 토끼가 어떻게 대처할지 매우 궁금하였다.
부드러운 색연필 일러스트가 집안 곳곳을 비추는 동안 엄마와 토덜이의 밤 풍경이 보다 새롭게 피어난다.
경이로운 모습이다.

-목마는 반질반질 빛나는 검은 색이고,
 고양이 별이는 털복숭이 검은 색이지.
 네 젖병은 축축한 검은 색,
 엄마 스웨터는 솜털보송한 검은 색,
 네 오리털 이불은 따뜻하고 포근한 검은 색.
 그리고 네 그림책 속 이야기에도 아주아주 많은 검은 색이 있단다.
 "좋아, 그렇다면 난 밤을 켜 볼래."
 토덜이가 말하자 엄마는 얼른 불을 껐어.-

밤을 없애버리겠다고 떼를 쓰는 아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토덜이 엄마의 인내심은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른 듯하다. 

눈여겨 보아야 할 장면이 또 있다.
토덜이의 엄마가 아이를 재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그 옆에 아빠는 없다.
혼자 방 안에서 쉬거나, 호주머니에 두 손을 꽂은 채 여유롭게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주방에 들어가서 우유와 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집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치열한 육아 현장에서 양육자들의 역할도 신중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앞ㆍ뒤면지는 너무나도 포근한 느낌을 준다.
이 패턴은 본문에서 토덜이의 이불, 텐트 그리고 달팽이의 등껍질로 발현되고 있다.
색채의 신비로움을 새삼 깨닫게 되는 유의미한 경험이었다.
잠자리에서 읽어 주기 딱 좋은 그림책이다.

그나저나 토덜이는 밤의 색깔을 제대로 찾았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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