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 한 장의 기적 라임 그림 동화 40
나가사카 마고 지음,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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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메시지와 힘 있는 목소리로 세상에 온기를 전하고 있는 아름다운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가나에 있는 전자 쓰레기장을 아시나요?"

독자들을 향하여 던지는 이 간단한 질문 하나가 마음에 쿡 박히는 듯 아프게 다가왔다.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있는 작은 마을 아그보그볼로시의 전자 쓰레기 처리장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이다.
이곳 8만명의 주민들은 전자폐기물을 태워 구리를 얻는 등 각종 금속과 부품을 추출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허걱!
그림책의 시작페이지는 글과 그림을 통하여 이러한 현실을 거침없이 담아내고 있다.

-아프리카 가나에 있는 한 마을에서는요.
 아빠가 하는 일을 하루 동안 도와주면
 1세디(약 100원)를 받을 수 있어요.
 아이들은 날마다 열심히 일해요.
 1세디가 있으면
 엄청 크고 맛있는 사탕 한 개를 살 수 있거든요.-

어느 날, 이 마을에 처음 보는 그림쟁이 아저씨가 나타난다.
1세디로 사탕을 사는 대신에 도화지 한 장을 사면 그림 그리는 법을 알려 주겠다며 다가왔다.

-베지와 오스만, 엘은 
 손을 번쩍 들었어요.-

화가가 되고 싶었던 세 아이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사실 그림책 속 그림쟁이 아저씨는 나가사카 마고 작가 본인이다. 
 
*나가사카 마고
1984년에 일본에서 태어났어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림을 그리다가, 2017년 6월에 가나를 방문했지요. 그곳에서 전자 제품 쓰레기를 모으며 생계를이어 가는 사람들을 만났답니다. 그 순간, 우리의 풍요로운 삶이 결국은 그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 사실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그들의 고단한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지요. 그림을 팔아 번 돈으로 가나에 천 개 이상의 방독면을 기부했답니다. 지금은 재활용 공장을 세워 그들이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_그림책의 뒤면지/ 작가소개

그림쟁이 아저씨가 가르쳐준 그림 그리는 법은 아이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그래서일까?
나 또한 순간적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진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열망이 불끈 솟아났다.

"그림을 그릴 때 실력이 어떤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아."
"이 도화지에 마음을 담아 그리는 게 중요해."

작가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그가 그렸다는 그림들도 궁금했는데, 딱 맞추어 이 자료를 찾아낼 수 있었다.
https://www.culture.city.taito.lg.jp/ko/reports/27642

이제 그림책 부록 페이지에 실린 작가의 말을 직접 들어보기로 하자.

"그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저는 무척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미술을 통해 그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그것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재활용 공장을 세우겠다는 꿈을 품었지요. 날마다 그곳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렸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500점이 넘는 그림이 모였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2022년에 아그보그볼로시에다 진짜로 재활용 공장을 세우게 되었어요.
저는 오늘도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침내 '도화지 한 장의 기적'을 이루어낸 주인공 오스만, 그리고 나가사카 마고 작가에게 지지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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