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을 굴러 도망친 감자 알맹이 그림책 72
비르테 뮐러 지음, 윤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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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이구나."
"그것도 좋은 삶이야."

그림책의 다정한 메시지가 나를 향하여 천천히 말을 걸어오는 듯 하였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새와 지렁이와 호박벌, 그리고 꽃과 돌처럼...
저마다 살아가는 이유가 다르고 살아가는 모습 또한 그러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작은 감자 한 알이다.
그것도 도망친 감자라고 하니 일단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다.
작은 감자는 다른 감자들과 함께 요리 재료가 되기 위해 식탁에서 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현실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감자가 말했다.
"꼭 그런 건 아니야."
그렇게 대답하고는 식탁에서 굴러떨어졌다.
허걱!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계속해서 감자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

정원으로 나간 감자는 맨 처음 새를 만난다.
그리곤 새처럼 노래를 흥얼거리며 정원을 통통 튀어가다가 이번에는 지렁이를 만났다.
지렁이는 흙을 파헤치고 있었다.
새처럼 노래를 하거나 감자처럼 수프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식물들이 더 잘 자라게 하는 일을 하는 지렁이의 삶이 꽤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탄을 하며 계속 굴러가는 동안 호박벌과 마주쳤다.
감자는 호박벌도 멋져 보였다.
호박벌처럼 날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으니 깡충깡충 뛰어 꽃에게로 갔다.
꽃의 이야기를 들은 감자는 깜짝 놀랐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이렇게나 많고 흥미진진하다니...
게다가 이 여정의 끝자락은 감동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세상에 그냥 있으면서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 가만 누워 있을 수 있다니.
 감자는 감동했어요.-

여정을 마무리한 작은 감자는 노곤해져서 슬며시 따뜻한 흙 속으로 파고들었다.
뒷이야기는 그림책 속에서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작은 감자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나 또한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자꾸만 눈에 밟히는 장면이 하나 있다.
작은 감자에게 비난의 시선을 던지는 다른 감자들의 화난 표정과 목소리 때문이었는데 마치 내 잘못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서 매우 부끄러웠다.
젊은 엄마였던 나는 살면서 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을까?
이젠 누구에게라도 부드럽게 말해 줄 수 있다.

"그것도 좋은 삶이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보다 성공적인 삶을 스스로 꾸려갈 수 있기를 온 마음을 다하여 응원하고 축복하는 바이다.
아울러 자신이 살아가는 진짜 이유를 비로소 깨닫게 된 작은 감자의 감동 스토리 또한 이 그림책과 함께 꼭 전하고 싶다.
시도하지 않았다면 결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 누구에게나 열려 있을 가능성에 관하여 간접적으로나마 인식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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