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 송편 - 추석 그림책
안영은 지음, 서영 그림 / 키즈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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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추석날 달맞이는 얼마나 환상적인가!
어쩌다 날씨가 나빠서 달맞이를 못하게 되면 무척 서운하였다.
추석 보름달은 왠지 특별하다.
더 크고 밝아보인다.
쨍한 달빛은 마음 속에 숨어 있던 작은 티끌조차도 환하게 털어내는 듯하다.
소원이 이루어지든 안 이루어지든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까만 밤에 노란 달이 떠오르는 모습이 참 예쁘다.
해맑은 미소로 달님을 기다리는 동안 우주의 좋은 기운이 나에게로 점차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이 보름달처럼 꽉 차올라서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추석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이다.

안영은 작가는 추석에 노란 달님을 바라보고 있으면 달님한테서 고소한 송편 맛이 날 것 같았다고 하였다.
달님 송편의 맛을 상상하며 이 글을 썼다는데, 그것은 매우 특별한 감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설날 그림책 《복주머니 요정》을 재미나게 읽은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매력적인 야옹이들 이야기로 꾸민 추석 그림책 《달님 송편》 을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반갑다.

고양이 집사이기도 한 서영 작가의 야옹이 그림은 새록새록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특히 앞면지와 뒤면지에 마음껏 담아낸 야옹이들의 사생활이 커다란 웃음을 준다.
야행성인 고양이들이 열심히 꾹꾹이 하는 모습, 그리고 낮 동안 꿀잠에 빠져드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렸다.

그림책은 야옹이들이 송편 만드는 과정을 관찰하듯이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백 마리의 야옹이들이 달빛 아래 모였다가 달님 주위를 강강술래하듯이 빙빙 돈다.
그러다가 커다란 달님을 뚝 떼어 왔다.
허걱!
달님 실종 사건이다.
하지만 괜찮다.
달님이 있던 자리엔 구름 이불을 끌어와 살짝 덮어 두었단다.

"맛있어져라냥, 달님 반죽 꾹꾹"

백 마리 야옹이들은 숲 속에 달님을 쫙 펼쳐놓고 꾹꾹이를 시작하였다.
뒤늦게 깨냥이와 콩냥이도 송편에 넣을 소를 가져와서 합류하였다.
야옹이들은 달님 반죽에 마음에 드는 소를 가득 넣어 달님 닮은 송편을 꾹꾹 빚었다.
다음 순서는 무엇일까?
그림책을 따라가다보면 독자들도 송편 만드는 방법을 즐겁게 체득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난 뒤 내게는 추석을 기다리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운이 좋으면 추석 보름달 주위를 빙빙 도는 백 마리의 야옹이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달이 구름 뒤에 숨기라도 한다면 가까운 곳에서 꾹꾹이를 하고 있을 야옹이들을 찾아보아야겠다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이 빚어낸 특별한 추석 그림책으로 모두가 더욱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기를...
올 추석에는 나도 오랫만에 수제 송편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불끈 생겨났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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