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들썩들썩 보건실의 하루
첼시 린 월리스 지음, 앨리슨 파렐 그림, 공경희 옮김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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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보살핌이 필요해요.
 누군가를 치료해 주는 사람들에게도요!"

그림책의 다정한 목소리가 딱딱해진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하였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초롱꽃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보건교사 피트리 선생님이다.
학교 보건실의 하루 일과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그림책의 서사는 그야말로 다사다난 그 자체이다.

-여기, 보건실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한 편의 역동적인 뮤지컬이 펼쳐집니다.
 이 책이 펼쳐 주는 유쾌하고도 안락한 무대 위에 올라 여러분의 고민거리를 털어놓아 보세요.
 이 책은 보살핌이 필요한 모두에게 가장 믿음직하고 다정한 반창고가 되어 줄 것입니다.-이현아(초등학교 교사, 좋아서하는어린이책연구회 대표, 《어린이 마음 약국》저자)

그러고보니 앞ㆍ뒤면지에는 반창고 그림이 가득하다.
일반적으로 반창고는 몸에 생긴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마음이 아플 때조차도 반창고가 위안이 될 줄이야!
그림책의 면지만으로도 아이들은 각자의 아팠던 경험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관심과 배려, 위로와 보살핌이 다이나믹하게 펼쳐질 그림책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첫 장을 열어 보았다.

앗!  헌사가 있다.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헌사가 있는 그림책을 좋아한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전혀 몰라도 간절한 마음만큼은 내 안에도 따스한 강물처럼 스며들기 때문이다.

'나를 치료해 주는 마이클에게 바칩니다.'-첼시 린 월리스

'어린이들과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메그에게 바칩니다.' -앨리슨 파렐

그림책의 시작은 피트리 선생님이 출근하는 모습부터 업무를 준비하는 과정까지 세세하게 담아서 보여준다.
피트리 선생님은 몹시 쾌활한 성격이며 성실하고 다정하다.
역동적인 일러스트 뿐만이 아니라 버라이어티한 사건 전개를 통하여 독자들은 더욱 매력적인 피트리 선생님을 만나볼 수 있다.

수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들이닥친 메이블, 무려 세 번씩이나 같은 용건으로 피트리 선생님을 보러 오는 찰리...
보건실을 찾아오는 아이들은 주로 어떤 증상을 호소하는 것일까?
보건실 방문일지를 보면 한눈에 알 수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방문일지가 한 칸씩 채워지는데, 마지막에는 종이에 손가락이 베었다며 불안에 휩싸인 교장 선생님까지 보건실을 찾아와 뜻밖의 웃음을 부른다.
과연 피트리 선생님의 처방은 무엇일까?

말풍선을 활용한 생동감 넘치는 상황 묘사 및 타이포그래피의 효과를 극대화시킨 그림책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독자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제목처럼 와글와글 들썩들썩할 수 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면 이 모든 감정이 순식간에 해소되면서 다 함께 위로를 얻게 된다.
나도 모르게 순한 미소를 띄며 한참을 머물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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