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날개
에이데르 로드리게스 지음, 아라테 로드리게스 그림, 유아가다 옮김 / 다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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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느닷없이 내 등에도 날개가 돋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림책이 던지는 질문이 파문처럼 뱅글뱅글 맴을 도는 순간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쉽사리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한참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시간...

'엄마의 날갯짓이 일으킨 유쾌한 반란!'

출판사 서평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라서 꼬옥 만나보고 싶었던 그림책이었다.
생각해 보면 나 또한 내 엄마의 희생과 양보를 당연시 했던 딸이었다.
그러다가 엄마가 되고, 가족의 식탁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그러한 당연함들에 대하여 화가 날 때가 많았다.
식구들이 남겨 놓은 닭 날개만 먹다보니 어느 날 등에 날개가 돋았다는 그림책 속 엄마에게 투영된 내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괜찮다.
그림책 세상은 답답한 현실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 또한 기꺼이 날개를 달고 마음껏 날아오를 수 있었다.
스페인의 두 자매 작가가 자신들의 엄마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옮긴 것이라는 사실을 접했을 때는 뜻밖의 위로를 받기도 하였다.
전 세계 엄마들에게 파이팅을 보낸다.

-엄마는 닭고기를 오븐에 넣어 두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망설임 없이 창밖으로 날아갔어요.
 정말 근사했어요!
 날개를 펄럭이기만 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었거든요.-

이제는 내 질문에 내가 답할 차례다.
지금까지 용기가 없어서 실제로는 한 번도 펼쳐보지 못한 내 등의 날개를 쓰다듬으며 가만히 속삭인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창문을 열어젖히고 마음껏 비상하리라!"

그림책을 읽고 엄마가 행복해야 가족 구성원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해진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멋진 작품이다.
그림책 주인공과의 강렬한 눈맞춤 또한 특별한 경험이다.
잠들어 있던 영혼을 일깨우는 듯한 회심의 미소가 내내  잊혀지지 않는다.
오래도록 내 안에 품고 싶은, 아름답게 기억될 그림책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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