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하여 한바탕 기분좋게 읽었다. 나 또한 남의 말에 쉽게 상처받는 타입이라 크게 공감할 수 있었나보다. "그래서 뭐?" "그래서 뭐!" 이렇게 간단히 말하면 될 일을 그동안 우리는 왜 몰랐을까? 사회성은 단순히 친구와 싸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잘 해결하는 능력이라는 출판사 서평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속표지에서부터 첫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태도가 꽤 불량스러워 보인다. 아닌게 아니라 매일같이 셋이 몰려 다니면서 제멋대로 폭력을 행사하곤 한다. "야, 너 입에서 똥 냄새 나." "야! 너 머리 묶으니까 진짜 못생겼다." "야 멍청아, 신발 끈도 못 묶냐?" "야! 네 안경 진짜 이상해!" 이런 말을 들은 아이들은 오히려 자신을 탓하며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였다. 어느 날 표범 소녀 폴린이 놀이터에 나타났다. 놀이터의 폭군, 바질은 늘 하던대로 공격적인 말을 쏟아내었다. "야! 네 몸에 점들, 진짜 이상해. 우웩, 웩, 웩." 얼어붙은 듯 숨죽이며 지켜보는 아이들... 이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렇다면 당신이 상상한 그대로가 맞다. 폴린은 바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뭐?" 바질은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이후로도 폴린은 친구들 곁에 있으면서 바질의 일방적인 공격을 되받아쳤다. '너의 그 말은 우리에게 상처를 주지 못해! 그러니 그만 멈추어 줄래?' 'So What?'에 담겨있는 의미이다.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장면이다. -"그래서 뭐!" 바질은 얼굴이 빨개져서 도망가 버렸어.- 폴린 혼자만의 "그래서 뭐?"가 놀이터 아이들의 이구동성 "그래서 뭐!"로 확산되는 마법같은 순간을 그렸다. 독자들도 이를 통하여 타인의 폭력으로부터 '스스로의 마음을 보호하는 건강한 방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극적인 반전도 물론 있다. -바질이 소리쳤지. "그래서 뭐!"- 이건 또 무슨 상황일까? 궁금하다면 그림책 속에서 직접 확인해 보기를...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키워주는 아름다운 이 그림책을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