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이중모음 그림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러므로 그림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이중모음 11자를 익힐 수 있게 된다. 글자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이중모음은 어려울 수 있다. 발음도 쉽지 않지만 쓰이는 단어도 헷갈린다. 그림책을 애써 지은 작가의 마음이 보이는 듯 하였다. 본문에서는 다양한 이중모음이 들어간 순우리말 낱말 몆 가지를 덤으로 배우게 된다. 월컹덜컹 에구데구 왜퉁스레 의초롭게 왁자지껄 웨죽웨죽 '왜퉁스레'와 '웨죽웨죽'과 같은 말은 솔직히 나도 몰랐다. 하물며 아이들의 경우에는 평소에 접할 기회가 잘 없으므로 받아들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림책의 이런 장면을 통해서라면 어떨까? 저자는 현재 초등학교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재밌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서 '그림책 작가 되기'에 도전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로 첫 번째 그림책 《무지개 애벌레 ㅏ ㅑ ㅓ ㅕ》가 세상에 나왔다. 표지 그림에서 책 보는 까만 애벌레가 흥미롭게 읽고 있는 바로 그 책이다. 앵두나무 애벌레가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기도 하고, 나뭇잎 미끄럼틀을 타면서 재미나게 논다. 웨죽웨죽 신이 나서 팔을 내저으며 걸어다니노라면 나비, 잠자리, 무당벌레와도 친구가 된다는 내용은 비록 단순하지만, 그림책 속 애벌레들처럼 여럿이 함께 소리내어 읽기 좋다. 몇 번을 반복하여 읽다보니 저절로 외워진다. 매우 훌륭한 이중모음 말놀이가 완성된 셈이다. - ㅐ 앵앵앵앵 앵두나무 애벌레야 - ㅒ 얘기얘기 재미있는 얘기 해줄까? - ㅔ 에구데구 소리지르며 울지 마 - ㅖ 옛날 옛적 어느 따뜻한 봄날, 무지개 애벌레가... - ㅘ 왁자지껄 이야기꽃이 피면 - ㅙ 왜퉁스레 애벌레들이 하나 둘씩 다가와 - ㅚ 왼손 오른손 두 손을 꼬옥 잡고 - ㅝ 월컹덜컹 나뭇잎 미끄럼틀 함께 타네. - ㅞ 웨죽웨죽 신이 나서 팔을 내저으면 - ㅟ 윙윙윙윙 나비, 잠자리, 무당벌레 곤충들이 날아와 - ㅢ 의초롭게 사이좋은 친구가 되네. 우리 집 마당에도 앵두나무가 한 그루 있다. 혹시라도 책 보는 까만 애벌레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 보석처럼 영롱한 빨간 앵두가 익어가는 그 날을 가만히 기다려보기로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