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동시 그림책의 예술성'을 최상으로 끌어 올린 수작이다. 권정생문학상 수상 작가인 이상교 시인과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이소영 작가의 콜라보로 성사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성이 농후하지만, 본 도서의 가치는 그보다 더욱 현실적이다. 아름다운 동시 한 편이 그림 옷을 입었는데, 옷이 날개가 되어 훨훨 날아오른 격이 된 것이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구성되어야 한다. 두 개의 장르는 독립적이면서도 상생한다는 대의에 맞물려 있다. 글과 그림의 케미가 마치 환상의 협주곡을 연주하는 듯 하였다. 앞ㆍ뒤표지를 이렇게 펼쳐서 보면 더 예쁘다. 비 온 뒤 새로 생긴 웅덩이에서 새끼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의아하지 아니한가? 새끼 물고기들은 어떻게 이곳으로 왔을까? 시인은 그 놀라운 감동을 생생하게 기억해 내었고, 아이의 마음을 빌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빗물에 빗물에 물고기 씨앗 들었던 걸까? 아니, 아니 큰 개울 놀던 물새가 다녀가서지- 그림 작가는 이에 영감을 받아 물새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물새와 아이가 큰 개울에서 함께 노니는 이 장면은 그래서 무척 매력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어에 충실하면서도 작가 스스로 선택한 또 다른 이야기를 덧붙인 작업이 그림책의 내용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페이지 가득 펼쳐지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은 연신 감탄을 부른다. 화려한 색감과 빛으로 가득한 화면은 상상력의 한계를 초월한다. 그야말로 압권이다. 이 장면 또한 대단하다. -물고기 씨앗은 그렇게 옮겨 다니지- 신비로운 색채를 더하는 앞ㆍ뒤면지까지도 매우 인상적이다. 뒤면지에서는 시 전문을 다시 한 번 더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생명 탄생의 에너지와 함께 자연의 순환, 이치를 담고 있는 시의 내용이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