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되는 꿈'은 글자 그대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이야기하며, 동물권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나 또한 동물원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는 그림책의 메시지에 적극 동의한다. 표제지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아이가 아빠와 함께 동물원에 다녀와서는 그날 밤에 끔찍한 꿈을 꾸게 된다는 설정이다. -안 돼! 살려줘!- 역시 브와포레! 표지 디자인부터 눈길을 끈다. 세련되고 고급지다. 그림책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특별함이 묻어나서 좋았다. 보드랍고 매끈한 감촉이어서 자꾸만 만져보고 싶어졌다. 마음에 쏙 드는 판형 사이즈, 은은한 광택이 발현되는 두꺼운 내지가 그림책의 가치를 드높이고, 순식간에 가슴을 파고드는 일러스트 또한 매력이 넘친다. 사실 표지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오래 머물렀다. 아이와 코끼리의 마주보는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란함이 너무나 인상적인 일러스트가 아닌가! 둘 사이에 흐르는 사랑의 감정은 따뜻한 강물이 되어 바싹 마른 내 몸과 마음을 촉촉히 적셔 주는 듯 하였다. 인간과 동물의 입장이 바뀌어 있는 이 두 장의 그림은 압권이다. 폐부를 찌를만큼 강렬하다. "우리가 사랑하는 동물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아름다운 지구에서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은 무엇일까요?" -(작가의 말)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퓨마 뽀롱이 사건을 아는가? 나 역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서유진 작가가 세상 속으로 띄워 보낸 두 개의 커다란 질문 앞에서 우리는 결코 침묵하지 말지어다. 그림책의 헌사에서 느껴지는 진심에 기대어 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랑하는 태웅, 지웅에게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는 동물들과 그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께- 책장을 덮은 뒤에도 아련하고 먹먹한 감정이 꽤 오래 지속되었다. 발가락이 절단되거나 한 쪽 다리로 뒤뚱거리는 도심의 공원 비둘기들, 철창 우리에 갇혀버린 야생동물들, 생존의 터전을 빼앗겨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건너오는 가여운 생명들이 더욱 가깝게 다가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