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느낌이었다. 거침없는 화면과 친근한 언어에 푹 빠져들어서 읽었다. 커다란 판형도 한몫을 했다는 생각이다. 전반부의 거칠고 황량한 일러스트는 삭막한 도시의 버려진 공간을 재현한 듯 하였고, 첫 문장이 뱉어내는 은유는 절박하다. "우리 집은 종이컵이야." 위험하고 불안한 마음에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을 펼치면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는다. 춤을 추듯 그림을 그리며 글도 쓴다고 하는 신나군 작가의 특별한 시선을 따라가 보자. -따듯한 품에 안기지 못하고 지구를 떠난 이들에게. 아직도 홀로 떠도는 너에게.-(표제지: 작가의 말) 유기견들에 대한 작가의 아픔이 전해오는 듯 하여 내 마음까지도 숙연해졌다. -버려진 강아지들이야. 우리는 강아지들을 집으로 초대했어.- 너무나 인상적인 일러스트가 아닌가! 어둡고 기괴하며 파괴적인 화풍이 독자들의 감각을 예리하게 벼려낸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외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애써 모르는 척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버려진 강아지들은 바로 그런 내 모습인지도 모른다. 다음 장면이 궁금해졌다. 역시 엄지 척! 신나군 작가는 고달픈 강아지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함께 모여 신나게 춤을 추게 해주었다. 바로 표지 그림 속 강아지들의 모습이다. 떠돌이 개와 소녀, 고립과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컵마을 사람들...은유의 이미지가 강렬한 그림책 이야기가 궁금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서평단 신청을 하게 되었다. 책 속에 끼워져 온 출판사 대표님의 개별 독자 편지글이 또 하나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림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직접 남겨주신 서명은 신뢰감을 주었다. 무조건 공감하고 동의하는 바이다. 화자인 '나'는 컵마을에 사는 어린 소녀이다. 컵마을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어느 날 혼자서 산책하던 소녀는 떠돌이 개를 만났다. 강아지가 소녀의 뒤를 따른다. 소녀는 강아지를 '쪼꼬'라고 불렀다. 소녀와 쪼꼬는 행복했다. 그런데 바깥에는 더 많은 떠돌이 개들이 있었으니... 소녀와 쪼꼬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림책 속 하이라이트 장면을 소개한다. 사실은 마지막 장면의 텍스트와 일러스트가 대박이다. 온갖 낱말을 다 동원해도 그 감동을 표현할 길이 없다. 이건 꼭 그림책에서 직접 확인해 봐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