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마을
신나군 지음 / 월천상회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느낌이었다.
거침없는 화면과 친근한 언어에 푹 빠져들어서 읽었다.
커다란 판형도 한몫을 했다는 생각이다.
전반부의 거칠고 황량한 일러스트는 삭막한 도시의 버려진 공간을 재현한 듯 하였고, 첫 문장이 뱉어내는 은유는 절박하다.

"우리 집은 종이컵이야."

위험하고 불안한 마음에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을 펼치면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는다.
춤을 추듯 그림을 그리며 글도 쓴다고 하는 신나군 작가의 특별한 시선을 따라가 보자. 

-따듯한 품에 안기지 못하고 지구를 떠난 이들에게.
아직도 홀로 떠도는 너에게.-(표제지: 작가의 말)

유기견들에 대한 작가의 아픔이 전해오는 듯 하여 내 마음까지도 숙연해졌다.

-버려진 강아지들이야.
 우리는 강아지들을 집으로 초대했어.-

너무나 인상적인 일러스트가 아닌가!
어둡고 기괴하며 파괴적인 화풍이 독자들의 감각을 예리하게 벼려낸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외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애써 모르는 척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버려진 강아지들은 바로 그런 내 모습인지도 모른다.
다음 장면이 궁금해졌다.
역시 엄지 척!
신나군 작가는 고달픈 강아지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함께 모여 신나게 춤을 추게 해주었다.
바로 표지 그림 속 강아지들의 모습이다.

떠돌이 개와 소녀, 고립과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컵마을 사람들...은유의 이미지가 강렬한 그림책 이야기가 궁금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서평단 신청을 하게 되었다.
책 속에 끼워져 온 출판사 대표님의 개별 독자 편지글이 또 하나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림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직접 남겨주신 서명은 신뢰감을 주었다.
무조건 공감하고 동의하는 바이다.

화자인 '나'는 컵마을에 사는 어린 소녀이다.
컵마을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어느 날 혼자서 산책하던 소녀는 떠돌이 개를 만났다.
강아지가 소녀의 뒤를 따른다.
소녀는 강아지를 '쪼꼬'라고 불렀다.
소녀와 쪼꼬는 행복했다.
그런데 바깥에는 더 많은 떠돌이 개들이 있었으니...
소녀와 쪼꼬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림책 속 하이라이트 장면을 소개한다.
사실은 마지막 장면의 텍스트와 일러스트가 대박이다.
온갖 낱말을 다 동원해도 그 감동을 표현할 길이 없다.
이건 꼭 그림책에서 직접 확인해 봐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