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은 집
케빈 헹크스 지음, 로라 드론제크 그림, 이종원 옮김 / 행복한그림책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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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고요한 순간을 사랑한다.
그림책은 바로 그러한 순간을 내게 선물해 주었다.
우리 모두는 가끔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자연 속으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바닷가라도 좋고, 숲이라도 좋을 것이다.
그곳에서 자연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지친 영혼을 위로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한때는 바닷가 작은 집을 갖는 게 소원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림책의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탄성이 터져 나왔다.
잊고 있었던 행복했던 기억들과 바다의 사계절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낯설지 않은 이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되어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글도 좋았지만 로라 드론제크 작가의 시적인 화풍에 매료되어 그림 한 장 한 장을 아껴가며 아주 천천히  읽었다.

🐚 소라 껍데기를 주우며 '누군가의 작은 집'이었다고 말해 주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다정한 이 그림책!

아이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작은 집에는 누가 살았을지, 지금은 어디로 갔을지, 그리고 소라 안에서 들리는 소리는 무슨 소리일지...

-"세상에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단다..."
 할머니 목소리가 파도 소리와 함께 들려요.
 나는 그 말의 의미를 다 알 수는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다 밑에 있을지 모르는 
 수많은 것들을 상상해 봅니다.-

바닷가 작은 집에 놀러온 아이는 하얀 파도를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경이로운 대자연을 경험하게 된다.
언제나 사랑이 가득한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동안 아이의 세상은 더욱 크고 넓어진다. 

🌐 호기심과 질문으로 가득한 이 그림책!

"아름다워, 정말 아름답구나!"

그림책 속 할아버지의 말처럼 우리 모두의 빛나는 어린 시절을 예찬하는 문장들이 쏟아져내렸다.

그런데 주워 온 소라 껍데기는 어떻게 했을까?

-나는 작은 소라들을 주워 집으로 가져가
 내 방 선반 위에 올려놓을 거예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들을 간직하는
 특별한 장소예요.-

소라 껍데기를 귀하게 여기고 간수하는 아이의 마음이 참으로 순수하고 예쁘다.
가슴에 담아두고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다.
언젠가 오일파스텔로 이 장면 따라 그리기를 해보고 싶어졌다.
이 그림 또한 매우 특별하다.
이 한 컷의 그림이 책 한 권을 오롯이 다 품고 있는 것이 아닌가!
훌륭한 일러스트레이션이다. 

💓 서사적으로는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지만 내밀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에너지가 있는 이 그림책!

깊고 깊은 바다 밑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의 마음이 되어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상도 못했던 물건들의 이야기, 부지불식간에 맞닥뜨린 낯선 시선들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남아있던 강렬한 색채 감각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여름 바다를 표현한 블루는 물론이고, 앞뒤면지를 가득 채운 화사한 핑크가 여운이 짙다.
어릴 적 기억 속 소라 껍데기를 통하여 먼 바다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였다.
곁에 두고 자주 꺼내보고 싶은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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