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희 청소기
김보라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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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면지 읽기!
본문과는 또 다르게 이색적인 멋이 있어 즐기는 편이다.
이 책의 경우라면 더욱 더 놓쳐서는 안된다.
앞면지를 통하여 매일같이 반복되는 아이의 일상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켰다면, 뒤표지는 여름방학을 자유롭게 즐기는 아이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이것들은 본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이다.
앞뒤면지까지 스토리가 확장되는 독특한 구성의 매력적인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엄마, 내일은 마음껏 잘게요!"
여름방학을 맞은 주인공 용희는 신이 났다.
그런데 주변의 소음 때문에 방해를 받아서 정작 늦잠을 잘 수 없게 된다.
앗!
첫날부터 방학 계획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다니...

탈탈탈탈탈탈
보글보글
짜글짜글짜글짜글
치키치키치키 치익 치익
위이이이잉
우아아앙
멍멍멍멍
띵동띵동
달달달달
거기에다 아파트 안내 방송 멘트, 그리고 매미 소리까지...너무 시끄럽다.

-[방학 때 할 일]
 할머니랑 바다 가기
 수영 배우기
 늦잠 자기-

그렇다면 이대로 '늦잠 자기'는 물 건너 간 것일까?
하지만 용희에게도 방법이 있다.
'소리 차단 대작전' 을 계획하고 급기야는 '조용희 청소기'를 발명하게 된다.

-소리를 빨아들이는
 조용희 청소기!
 큰 소리도
 작은 소리도 놓칠 수 없지-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실제로 나는 '조용히 청소기'라고 읽어 버렸다.
아는만큼 보이고 생각한대로 산다더니...이게 다 고정관념 탓이다.
이럴 때는 요런 신박한 그림책을 꼭 읽어주어야만 한다.
먼지 대신 소리를 빨아들이는 청소기라니!

-이제 조용히 푹 잘 수 있겠다.-

온갖 소음을 다 빨아들인 청소기를 신나게 끌며 집으로 돌아가는 용희의 표정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 하다.
이 그림책을 읽는 동안 다시금 깨닫게 된다.
"너 하고 싶은대로 다 해!"
이제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림책 속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
용희가 힘껏 모은 여름의 소리들이 하늘 한복판으로 거침없이 날아오른다.
유쾌! 상쾌! 통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이 느껴졌다.
소음으로 인식되었던 소리들이 생기있는 삶의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 또한 아름답다.
여름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며 단 하루만이라도 늦잠을 자고 싶은 아이들에게 다정한 곁을 내어주는 그림책의 마음이 예뻐서 쓰담쓰담 하게 된다.
일러스트도 맘에 꼭 들었다.
맑고 밝은 색채감과 따스한 묘사로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듯 하였다.
개인적으로 작가들의 첫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 또한 그렇다고 하여 반가웠다.
김보라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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