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그림책 좋아하는데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고 해서 더 호기심이 생겼다. "전국의 1학년 2반 아이들 주목~ 게다가 방귀쟁이라면 두 손 번쩍 들고 환영할게." 더운 여름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 소리를 듣고 있는 듯 행복감을 주는 그림책이었다. 따뜻한 봄날, 꽃놀이 하는 기분으로 신이 나서 재미나게 잘 읽었다. 귀염뽀짝 일러스트는 볼수록 넘 사랑스럽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인물들의 표정과 태도를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타이포 그래피라든가 심리 상태를 반영한 묘사까지...서사적 특성을 잘 드러낸 화면 구성도 좋았다. 넉넉한 사이즈의 그림책 판형도 마음에 들었다. 가로로 긴 판형의 장점은 펼침면 그림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펼침면 그림이 많고, 선명한 색감의 커다란 화면은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서하에게는 비밀이 있다.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 하지만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귀쟁이, 방귀 괴물" 1학년 2반 친구들은 서하를 놀려대었다. 서하는 어쩔 수 없이 외톨이가 되었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큰 개가 으르렁거리며 친구들에게로 달려가는 것이 아닌가! 다음 장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를 알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눈치챘을 것이다. "뿌웅~~뿡뿡뿡~~~" 폭풍 방귀에 무서운 개는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서하는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친구들에게 멋진 슈퍼 방귀쟁이로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남다른 능력을 가진 서하도, 그런 서하의 좋은 점을 칭찬하는 친구들의 마음도 모두 아름답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했다. 이렇듯 서로의 특별함을 축복하면서 모두가 사이좋게 잘 지내기를 바라는 그림책의 메시지가 참으로 다정하다. '나만의 장점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친구들을 도울 수 있을까?'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으로 한 뼘 더 성장할 우리의 아이들을 위하여 슈퍼 열정을 전하고 싶다. 이 한 권의 예쁜 그림책이 바로 그렇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