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저씨 이야기
바르브루 린드그렌 지음, 에바 에릭손 그림, 이유진 옮김 / 미세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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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고전이 걸작으로 거듭나다!'
스웨덴 어린이 문학의 거장 바르브루 린드그렌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 수상 작가 에바 에릭손의 아름다운 협업이 시공간을 넘나들어 새롭게 결실을 맺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된 1979년 이래로 31년만의 일이었으며, 무채색이었던 이야기에 수채화 기법의 색을 입혀 감각적인 그림책으로 재탄생 시킨 역작이라 할 수 있다.
늦었지만 한국의 독자들을 찾아온 그림책이 더욱 반갑다.
그림책의 주인공은 우리 사회의 차별받는 모든 약자들을 대변한다.

-아저씨는 끊임없이 모자를 벗어 들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아저씨를 생각해 주지 않았습니다. 작은 아저씨가 아침 산책을 할 때 다른 아저씨들은 작은 아저씨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습니다. 개들마저 작은 아저씨에게 으르렁거렸습니다.-

밤마다 작은 아저씨는 외로움에 치를 떨며 울었다.
강한 자에게는 한없이 주눅들고, 약한 자에게는 지나치게 폭력적으로 군림하려는 소인배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오래 전에 씌어진 글이지만 오늘날의 세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문득 생각해 보았다.
나는 진심으로 약자들의 눈물을 이해하는가!
드라마 '퀸메이커'에서 극 중 문소리가 여성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고공 농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지는 하되 사력을 다해 싸우지는 못할 것이 분명한 이기적인 나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미안했다.
차별받고 무시 당하면서 점점 어두워지는 작은 아저씨의 표정을 똑바로 마주보기 어려웠다.

어느 날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친구를 찾는 작은 아저씨를 찾아왔다.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점점 행복해진다.
그리고 마침내 함께 지내기로 결정했다.
커다란 개는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모두 챙겨서 작은 아저씨의 집으로 들어왔다.
감동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바로 이 장면이다.
동글동글한 일러스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햇살처럼 밝고 따스하다. 작은 아저씨와 커다란 개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기만 하여도 기분이 좋아졌다.
통쾌한 장면도 있다.
평소처럼 작은 아저씨를 괴롭히려고 하던 어리석은 아저씨와 어리석은 개를 커다란 개가 한방에 혼내 주고 있지 않은가!
드디어 '내 편'이 생긴 작은 아저씨~
그런데 다시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작은 아저씨는 슬픔과 우울로 가득해졌다.
삶이란 것은 늘 이렇듯 녹록치 않음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마음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상처가 어느날 불쑥 올라올 때가 있다.
그 상처에 빨간 약을 발라주며 눈물꽃을 말려주는 존재, 나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을까 새삼 생각해보게 되는 그림책이었다.

'따스한 우정의 기억'
'소외된 존재들이 만든 아름답고 단단한 연대'

책을 읽는 내내 그들만의 단단한 연대와 지지로 인하여 내 마음까지도 한껏 충만해졌다.
우리 모두 더는 외롭지 않기를...
함께의 가치를 실현하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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