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다는 말
이현정 지음 / 느린서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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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당신에게 잠시 그늘이 되어 드릴게요.
 당신이 잠시 그림책에 기대어 쉬어가면 좋겠어요."

그냥 내 마음을 다 알아 주는 것 같아서 너무너무 좋았다.
나 또한 그림책으로 위로 받으며 살아가는 힘을 얻고 있는 어른이다.
내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 해 주는 듯하여 든든하고 고마웠다.

"그림책은 마음이 불편할 때 찾는 나의 비밀 장소 같은 곳이었다. 마음이 아프고 지칠 때면 희망이 드리운 그림책을 펼쳐 위로를 받았다. 재미있는 그림책은 웃을 수 있어서, 따뜻한 그림책은 마음을 포근히 감싸 주어서, 슬픈 그림책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그랬다. 언제나 토닥토닥 손길을 내어주는 게 그림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그림책은 나의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오히려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보는 내내 답답하고 미간의 주름이 잔뜩 지어졌다. 마음 속에 무언가가 걸린 듯 아팠다. 이 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좋을지 막막해서 모르는 척 슬쩍 덮어두고 싶었다. 하지만 무작정 덮어두고 외면할 수는 없다.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너의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니까." -(본문 120쪽)

《울음소리》 (하수정 지음, 웅진주니어)
작가는 이 그림책을 통하여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스스로의 시각을 점검하게 된 경험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깊은 성찰 끝의 독백으로 마무리 한다.
마치 거울을 바라보며 마음다짐 하듯이...

"나만 생각하는 태도에서 
 조금만 더 눈을 넓혀 
 왼쪽도 보고 오른쪽도 보고,
 가끔은 뒤쪽에 있는 누군가도
 바라봐주면 되는 것이다."- (본문 123쪽)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비롯하여 33편의 그림책 에세이가 실려 있다. 뿐만 아니라 부록 또한 매우 유익한 정보이다.
부록 1. 그림책이 필요한 어른에게
부록 2. 그림책 활동가 되는 법

본문 33편의 금쪽 같은 에세이를 읽으면서 폭풍 공감하기도 하고, 알짜배기 도움을 받기도 하고, 그저 한 사람을 알아가는 마음으로 기꺼이 바라보기도 하였다.
작가가 그림책을 처음 펼치게 된 것은 자신의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림책은 유아 도서라는 편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그러한 사정으로 만나게 되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내가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우연히 마주친 그림책 한 권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우와~이렇게나 예쁜 화집을 이 가격에 내가 소유할  수 있다고?'
그래서 처음에는 당연스레 그림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보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니다.
마음을 단단하게 해 주는 그림책이 좋다.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그림책 《앙통의 완벽한 수박밭》과 함께 하는 에세이였다.
나는 결코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기에 사실은 절대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기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처지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더욱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부여잡는 작가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내가 설정한 틀 안에 나를 가두지 말고 '덥석' 한 발 내딛어보기. 이 모든 과정이 나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발자취가 될 테고 그것이 모여 하나의 그림이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런 모든 나날, 모든 순간이 쌓여서 완벽하지 않지만 그저 나로 우뚝 서기를."
-(본문 237쪽)'

책장을 덮으면서 긴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듯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림책의 세계는 그만큼 크고, 깊고, 넓다.
그림책으로 나날이 성장하는 작가의 내면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고, 무엇보다도 진심이 담긴 글들이 좋았으며, 작가의 조언대로 다양한 그림책을 접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이 바로 내가 그림책을 사랑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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