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폭풍 공감할 만한 스토리의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양모 펠트 인형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림책 속 엄마는 워킹맘이다. '숲길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면서 남편과 아들이 있는 가정을 꾸리며 오늘도 바쁘게 살아간다. 비슷한 상황이었던 내가 한창 아이들 키울 때 힘들었던 기억들이 뒤섞여 마구 떠오르기도 하였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미역 줄기같이 늘어지는 몸인데도 집안일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나 또한 방전될 때까지는 남은 에너지를 짜내어 아이들을 돌보고, 살림을 살아야만 했던 건전지 엄마였던 것이다. 퇴근길 엄마 가방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 건전지가 그래서 내게는 친구처럼 다가왔다. 작가들은 어쩜 이런 생각을 다했을까? 그러고보니 우리가 지쳤을 때 건전지처럼 '방전'되었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고, 쉼을 통하여 '재충전 한다' 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는 사실에 아하! 참으로 재치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라도 독자들이 '건전지 엄마'의 존재를 잘 알아채지 못할까봐 앞면지와 속표지의 텍스트를 통해 똑부러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 엄마는 못 하는 게 없어. 우리가 심심할 때나 아플 때 언제나 가장 먼저 달려와.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건전지야.- 핸드폰으로 표제지 왼쪽 상단의 큐알 코드를 찍으면 원작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강인숙ㆍ전승배 두 작가는 애니메이션과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부부 작가라고 한다. 애니메이션 작품《건전지 아빠》가 2022년 '대한민국콘덴츠 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가족영화 부문 '골든 케이트상'을 받으면서 이번 작품 또한 호기롭게 구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차기작으로는 요즘 대세인 할마, 할빠를 소재로 건전지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도 좋겠다는 뜬금없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였다. 그것은 아마도 이 그림책에서 받은 감동과 여운이 무엇보다 특별했기 때문이리라! 짱짱한 서사 구조 및 경이로운 일러스트의 매력에 푹 빠져서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던 포근함, 그리고 기분좋은 텐션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사랑으로 더 강해지는 《건전지 엄마》이야기' 불현듯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일이든 육아든 마음만 앞서서 너무 몸을 혹사시키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러니 때맞춰 완벽한 재충전의 시간을 꼭 가지시길... 이 세상 모든 건전지 엄마들을 응원한다. 주변의 엄마와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좋은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