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마음은… - 가나다 감정 그림책, 2015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프리마 부문 수상작 열린어린이 그림책 29
마달레나 모니스 지음 / 열린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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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특별한 감정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가나다 감정 그림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일러스트가 너무 예뻤고, 감정 단어들도 섬세하고 고급지게 느껴져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다가가게 되었다.
처음엔 의아했다.
외국 작가임에 분명한데 '가나다 감정 그림책'이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부록 페이지에 실려 있는 작가의 편지글을 읽어보면 곧 알게 된다.

마달레나 모니스 작가는 현재 리스본에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시작은 그의 대학 졸업 작품으로 탄생되어 2015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13개국에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이탈리아어, 카탈로니아어, 브라질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도 출간되었지만 중국어가 아닌 알파벳을 그대로 살렸다고 하는데, 라틴 알파벳이 아닌 언어로 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자랑스럽기도 하지...
이쯤되면 우리 한글의 과학적 보편성에 대하여 새삼 인지하게 되는 획기적인 사건이 아닌가!
마달레나 모니스 작가 또한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한글이 지닌 합리성과 단순함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한국어판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웠어요."
그러므로 나도 몹시 궁금해졌다.
가능하다면 원서와 함께 다른 번역본들을 모두 만나서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겨났다.

한글 자음 속에는 어떤 감정 단어들이 숨어 있을까?
우선 그림책 속에서 찾아보자.

가득하다ㅡ눈부시다ㅡ두근거리다ㅡ룰루랄라 신나다ㅡ미안하다ㅡ부끄럽다ㅡ속상하다ㅡ아깝다ㅡ자유롭다ㅡ차갑다ㅡ크다ㅡ특별하다ㅡ포근하다ㅡ혼란스럽다

'ㄱ' 부터 'ㅎ'까지 한글 자음으로 다양한 감정 단어를 만들었는데 그 시도가 아름답다.
한편 대응시킨 그림들은 글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는 않지만 이것은 작가의 적극적 의도임을 밝히고 있다.

-슬픔과 기쁨 그리고 분노 같은 감정을 사전적으로 정의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삶에서 만나는 감정은 참으로 모호합니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기억에 따라 해석이 필요하지요. 저는 사전처럼 낱말을 풀이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감정의 여러 측면을 직접 해석하기를 바랐어요.-<작가의 편지글 중에서>

책과 함께 일러스트 엽서가 함께 왔다.
놀랍게도 표지를 비롯하여 모든 본문 장면들이 다 담겼다. 무려 26장이다.
이를 활용하여 재미있는 '가나다 감정 카드판'을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은 그림책 내용을 복기하는 독후활동 시 효율적인 자료가 된다.
더 나아가서 판을 완전 뒤집고, 새로운 '가나다 감정 카드판'을 생성시키는 재미도 있다.

걱정하다ㅡ놀랍다ㅡ두렵다ㅡ랄랄라 상쾌하다ㅡ밉다ㅡ보고싶다ㅡ신난다ㅡ완벽하다ㅡ짜릿하다ㅡ찬란하다ㅡ쿨하다ㅡ틱틱거리다ㅡ편안하다ㅡ황당하다

어떠한가!
제 3의 '가나다 감정 카드판'이 충분히 얼마든지 가능한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책의 매력은 따로 있다.
그림책을 즐길 수 있는 팁이 더 있다는 얘기다.
엽서 한 장이 담고 있는 의미를 확장해 나간다면 더욱 다양한 감정들을 도출시킬 수 있다. 
가령 '가득하다'에서 출발한 감정은 신난다, 즐겁다, 만족스럽다, 행복하다, 재미있다...등의 유의미한 감정 단어들을 꺼낼 수 있어 흥미롭다.
다시 말하자면 집단 사고와 상호 작용을 통하여 나와 상대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교재가 된다는 것이다.

표지 그림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처음과는 달리 시선이 확장되는 느낌이 든다.
작가와 독자, 혹은 독자와 독자 간의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특별한 감정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감정 단어라는 일반적인 틀에 갇히기 보다는 다양하게 변하는 내 마음을 자세히 살피고,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오늘 내 마음은...(특별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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