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없어 토끼!
마리카 마이얄라 그림, 토베 피에루 글, 기영인 옮김 / 블루밍제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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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감성으로 충만한 예쁜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글 작가는 2016년 스웨덴의 최고 그림책에 수여하는 스뇌볼렌상을, 그림 작가는 2009년, 2019년 핀란드 최고의 어린이책 그림작가에게 수여하는 루돌프코이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명망 있는 두 작가가 함께 만든 이 그림책은 일상 속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다룬 영화 한 편을 본 듯, 생생하고 리얼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셋이서 노는 건, 늘 아슬아슬하다.
카야, 코테와 카르멘은 한 동네 친구들이다.
하지만 카야는 자주 혼자가 된다.
코테는 카르멘이 아프거나 못 놀 때만 카야와 놀아 준다.-<출판사 서평>

"나만 없어 토끼!"
친구들은 토끼가 있는데, 카야만 토끼가 없으니 놀이에 끼지 못하는 거다. 그런데도 카야의 아빠는 토끼가 똥을 너무 많이 싼다며 핑계를 댄다.
카야는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
그림책 속 세 친구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그 순간, 갑자기 말이 튀어나왔다.
"나도 토끼 있어...있다기보다...우리 집 앞 들판에 살아. 근데 쓰다듬어도 돼."-

이 말에 카르멘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자 카야는 자신도 모르게 더 나가버렸다.
 "산토끼랄까?"
 "근데 되게 복슬복슬해."
다음 날 아침 일찍 카야는 들판에 나가서 토끼 발자국까지 만들었다.

토끼를 보기 위해 카르멘과 코테는 며칠 동안 저녁마다 카야 집에 왔다.
그렇게 해서라도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카야에게는 너무나도 간절하였다.
카야는 따뜻한 우유에 꿀을 탔다.
코테는 어쩐 일인지 심술을 부렸지만, 카르멘은 카야에게 호의적이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코테의 집 앞에 진짜 산토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어쩌면 코테 또한 카르멘의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괜찮다.
이제 세 친구는 비로소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었으므로...

아이들은 일주일 내내 토끼 먹이를 날랐다.
하지만 토끼는 오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실망하지 않는다. 코테와 카야 집에서 해적 게임을 하면서 토끼를 기다리기로 했다.
따뜻한 우유에 꿀을 타 마시고, 카르멘이 가져온 시나몬 번도 함께 먹었다.
식구처럼 먹을 것을 나누고, 한 곳을 바라보며 서로의 마음을 토닥거리는 동안 아이들의 우정은 더욱 깊어진다.
소외감을 느끼거나 더 이상의 따돌림 같은 것은 이제 없을 것이다. 

그림책 후반부의 반전 아닌 반전도 즐거웠다.
그게 뭐냐고?
궁금하다면 그림책에서 꼭 확인하기 바란다.
"그럼 우리, 내일 보자!"
카야와 카르멘과 코테가 나누는 인삿말에 내 기분까지도 좋아진다.
오랜만에 만끽해 보는 편안함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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